“부산 ‘은둔형 외톨이’ 집 밖 나갈 수 있는 공간 만들어야”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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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구원 간담회 대안 논의
사회적 연결 시급한 과제 지적
“고립 방지 소통 기회 제공해야”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확충도

사회적 고립 문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서둘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적 고립 문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서둘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사회 문제 예방과 해결을 위해 부산 지역 은둔·고립 청년의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부산시가 예산을 투입해 고립 청년들이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공간을 지역사회에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잇따르는 흉기 난동 사건 등 강력 범죄의 피의자가 사회적으로 단절된 채 지낸 은둔형 외톨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예방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발표될 ‘부산시 은둔형 외톨이 기본계획’에 담길 실질적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연구원은 24일 오전 10시 ‘은둔형 외톨이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은둔형 외톨이의 물리적·정서적 고립을 막고 이들을 사회에 재진입시키기 위한 여러 대응책과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특히 청년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부산의 은둔형 외톨이 실태를 감안해 청년을 중심으로 고립·은둔 문제에 노출된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정책이 제시됐다. 그 중에서도 은둔 청년을 위한 사회적 공간 확충 필요성이 집중 논의됐다. 이들을 극단적인 고립 상태로 방치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결’이 가장 시급하고 현실적인 대책이라는 얘기다.

부산의 경우 청년 공간과 프로그램을 시내 곳곳에 마련해 사회적 소통 기회를 시 차원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도서관과 커뮤니티 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책 모임을 갖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영국의 ‘리딩 프렌즈(Reading Friends)’, 이웃과 함께 동네 공원이나 정원 등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빅 런치(Big Lunch)’ 사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부산시 은둔형 외톨이 기본계획’ 용역을 맡은 부산연구원 박주홍 책임연구위원은 “시에서 운영 중인 25곳의 청년공간이나 공공도서관 등의 자원을 활용해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라며 “또 원도심 빈집이나 공터 등을 활용한 ‘수다카페’, 동네 공원 등을 통해 사람 간 교류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은행 활용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자신의 봉사 시간을 적립했다가 필요할 때 요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에 더해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확충도 논의됐다.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정신·심리건강 문제와 연관되는 가능성이 낮지 않은 만큼, 일부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청년 정신·심리상담서비스 ‘마음건강지원사업’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연구위원은 “상담을 통해 외부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이전만큼 무섭거나 어렵지 않도록 훈련돼야 한다”며 “소득기준 등 각종 제한이 많아 실제 정신 치료 체계에서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까지 포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오간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달 ‘부산시 은둔형 외톨이 기본계획’을 마련해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시는 2021년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지난해 9월에는 ‘부산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시 복지정책과 정현정 복지나눔팀장은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부산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첫 출발로서 의미가 있다”며 “전문가와 실무자, 은둔·고립 당사자들의 인터뷰에 기반해 다양한 세부과제는 도출했지만, 앞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이 마련돼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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