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 표결 피하려… 민주, ‘임시국회 조기 종료’ 강행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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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 오늘 종료 안건 다수결 통과
국힘 “대표 지시에 회기 임의 재단
체포동의안 표결 회피 꼼수” 비난
검찰, 이 대표 소환 30일로 특정
내달 정기국회 전 영장 청구 안 할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도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도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8월 임시국회 회기를 25일로 조기 종료하는 안건을 다수 의석을 앞세워 통과시켰다. 임시회 회기 조기 종료로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비회기 중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는 판이 짜여졌지만, 검찰이 비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낮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회피를 위한 야당의 ‘국회 폭거’”라고 날을 세웠다.

국회는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 16일 시작된 8월 임시국회 회기를 25일로 앞당겨 종료하는 내용의 ‘제409회 국회 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민주당이 제출한 안건이다. 수정안은 재석 251명 중 찬성 158인, 반대 91인, 기권 2인으로 가결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김 의장을 찾아가 여야가 이견을 보여 합의하지 않은 임시회 회기 결정 안건을 김 의장이 본회의에 상정키로 한 데 항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 전 의사진행발언에서 “야당 대표의 비회기 영장 청구 주장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특권 요구에 지나지 않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당대표 지시에 따라 또다시 의석수를 내세워 국회 회기를 입맛대로 재단하는 폭거를 단행한다는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이후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내세워 안건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국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건건이 대통령에 의해서 거부되고 있고 국회 일정조차 검찰과 대통령실의 요구에 따라서 좌지우지되는 이 상황에 입법부가 지금 어느 지점에 와있는지 우리 모두 다 같이 생각해봐야 될 시간”이라고 명분을 내세웠다.

임시회 회기 조기 종료에 따라 이 대표는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출석해 조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검찰이 비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리스크 현실화로 위기에 직면한 이 대표 역시 검찰과의 ‘일정 공방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 일정을 둘러싼 다툼에 이어 이번엔 검찰 출석 일정을 놓고 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검찰 출석 일정 갈등은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이 다음 주 소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이 대표는 24일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소환 일자를 오는 30일로 특정해 이 대표 출석은 결국 30일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오는 30일 소환 조사를 하겠다고 통보한 만큼, 8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25일이 지나고 9월 정기국회가 열리는 내달 1일 전까지 비회기(8월 26일~31일) 중 영장 청구는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상태다.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도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며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당론으로 가결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 주도로 25일 자로 국회 임시회 회기가 조기 종료되고, 친명계 위주로 ‘이재명 방탄’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향후 체포동의안 부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결국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약속도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심사를 받겠다’는 호언장담도 존재 자체가 거짓인 이 대표의 일상적인 호흡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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