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빅테크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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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재 신한투자증권 동래금융센터 부지점장

지난 24일 미국 주식시장이 마감한 후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있었다. 나스닥 투자자 또는 국내 반도체 투자자들의 관심은 엔비디아의 실적 수치로 일제히 쏠렸다. 최근 주요 기관들이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고 인공지능(AI) 산업 최대 수혜주로 주목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다. 2분기 매출이 135억 달러, 3분기 예상치는 160억 달러를 전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AI 산업과 반도체의 연관성이 숫자로 확실하게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최근 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국 빅테크의 우량한 실적 발표가 주식시장의 방향 전환을 이끌 수 있을지 여부에 있다.

실제 최근 이차전지 섹터가 흔들리고 국내 반도체 업종들도 변동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의 조정을 마무리하고 남은 하반기에는 극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변은 결국 실적 변화가 핵심이다. 건강한 조정을 끝내고 상승 궤도에 재진입 하기 위해서는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 재무제표가 있어야 한다. 미국 빅테크의 컨센서스는 대부분 점진적 우상향이다. 이를 토대로 한다면 이번 실적 서프라이즈는 조정 마무리를 예상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급진적인 조정 마무리는 아니더라도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살펴보자. 2분기는 재고에 대한 예고된 우려로 인해 좋지 않은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3분기는 재고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은 축소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모멘텀으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각자의 투자 성향에 맞게 업종 비중 조절을 실행해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공격적 투자자는 지수의 점진적 회복을 염두하고 베타가 높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 보수적 투자자는 시총 상위 종목을 선택하거나 지수형 ETF를 통해 방향성 베팅을 해볼 만 하다.

물론 미국 시장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그들의 우위가 인정되고 있고 투자자들의 지표가 되고 있다. 커플링 현상이 강하게 작용하는 주식시장의 관계성을 체크하고 국내 시장을 바라본다면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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