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사법리스크·계파 갈등… 당면 현안 ‘첩첩산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취임 1주년
77.7% 압도적 특표로 거야 수장 자리에
‘방탄’ 논란에 친명·비명계 갈등 확산
김남국 코인·혁신위 논란 악재 겹쳐
오염수 방류 등 각종 호재에도 무기력
‘쌍방울 대북 송금’ 5차 검찰 소환 앞둬
‘옥중 공천’ 우려에 내부 균열 가속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당대표 취임 1년을 맞는다. 직면한 사법리스크와 당내 계파 갈등을 뚫고 당내 결집력을 키우는 일이 이 대표의 최대 과제다. 이 대표는 ‘10월 사퇴설’에 대해 “내년 총선을 이기는 게 사명”이라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는 한편 당대표 리더십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8일은 이 대표가 취임 1년을 맞는 날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대선 패배 5개월 만에 77.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거야 지휘봉을 잡았다. 이 대표는 재집권을 천명하고 민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당 전면에 섰다. 이 대표는 당대표 취임 당시 “재집권 토대 구축이라는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 정신으로 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검찰 수사 압박 강도가 점차 강해지는 ‘사법리스크’와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재명표 민생 드라이브도 사법리스크 탓에 탄력을 받지 못했고, 이는 야권의 ‘방탄’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으로 확산했다. 검찰의 연이은 소환장에 여권의 ‘방탄 정당’ 압박이 거세지면서 비명계 일각에서 ‘이재명 사퇴론’까지 거론됐다. 여기에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의 비명계 겨냥 악성문자 폭탄과 ‘수박’(비명계를 뜻하는 은어) 발언 공세가 이어지면서 고질적인 계파 갈등 구도가 굳혀졌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더한 ‘당내 이슈’는 당대표 리더십 위기를 더욱 부채질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논란’ ‘김은경 혁신위 논란’ 등 만만치 않은 악재가 겹치면서 당 안팎의 논란이 거세졌다. 민주당이 잇따른 논란과 여당의 공세에 신속 대응하지 못한 점도 리더십 균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민주당 입장에서 호재로 작용될 논란도 끝내 민주당 지지율 반등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에 악조건인 대형 사안에도 당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상황은 ‘포스트 이재명 체제’ 전망에 더욱 힘을 싣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이재명 사퇴론과 회기 중 영장청구설이 떠도는 상황에서 이번 정기국회가 이 대표의 마지막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다섯 번째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또 검찰이 정기국회 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은 이 대표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친명계에서 강조하는 부결과 보이콧이 이뤄질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한 번 ‘방탄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셈법이 확연하게 갈리면서 당내 균열도 가속하는 모양새다. 비명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총선 ‘옥중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 이 대표는 당대표 리더십을 의식한 듯 10월 사퇴설을 일축하고 총선에서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TJB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10월 사퇴설 전망 등을 두고 “(그것은) 전망이 아니고, 특히 여당의 기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78%라는 역사에 없는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됐다”며 “내년 총선을 반드시 이기는 게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