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코로나19 폐쇄 이후 처음
해외 체류 노동자 등 귀국 본격화 전망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이 약 3년 7개월 만에 국경을 공식 개방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북한 여성들이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출국을 위해 터미널로 향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한 지 3년 7개월여 만에 빗장을 풀었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세계적인 악성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북한 국적자)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귀국한 인원들은 1주일간 해당 격리 시설들에서 철저한 의학적 감시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번 발표문에서 언급한 공민들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편으로 북한에 들어간 주민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러시아 등에 장기간 머물던 노동자, 유학생, 외교관 등의 귀국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2020년 1월 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사실상 국경을 닫았고, 이후 북한 내 코로나19가 발생해 2022년 5월12일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초부터는 전국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모습을 보이며 방역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 지난달에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의 북한 입국이 이뤄졌으며, 이어 3년 6∼7개월 만에 북한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베이징 간의 항공편이 열리면서 국경 개방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북한은 이번에는 북한 국적자에 대해서만 입국을 승인했다고 밝혀 관광객 등으로 출입국 허가 대상이 확대되는 시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위험 등을 고려해 완전 개방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내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개방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