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안나오면 알아서 하이소” 천영기 통영시장 선거법 위반 조사
한산대첩축제 마지막 날 시민대동제
승전주막 돌며 내년 총선 지지발언
신고자 현장 동영상 증거자료 제출
선거법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쟁점
천영기 경남 통영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렸다.
시 주관 축제장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대동해 내년 총선 지지발언을 했다는 이유다.
경남도선관위에 따르면 최근 한 제보자로부터 천 시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
서면 고발장이 아닌 전화 신고로, 의심 정황이 찍힌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23분 18초 분량의 영상에는 제62회 통영한산대첩축제 마지막 날인 12일 시민대동한마당의 어수선한 현장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국민의힘 통영‧고성 당협위원장인 정점식 의원과 함께 읍면동에서 준비한 승전주막을 돌던 천 시장은 “○○동장하고, 국회의원님하고 초등학교 동기입니다. 그럼 ○○동 표가 다 나와야 되겠습니까? 안 나와야 되겠습니까? 내년에 표 안 나오면 알아서 하이소”라고 말했다. 실제 해당 동장은 정 의원과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다른 부스에 들러선 “내년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누굴 도와줘야 되죠”라고 물으며 정 의원 호응을 유도한 뒤 “통영시가 한 20년 만에 시장하고 국회의원하고 관계가 워낙 좋습니다. 그동안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았거든요. 좀 좋아야 통영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
영상 말미엔 “○○동장 고등학교 선배가 정점식 의원입니다. 표 안 나와서 되겠나. 내년 4월에. 내 지역구고 하니까 표 좀 많이 팔아 주십시오”라고 발언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 동장 역시, 정 의원과 선후배 사이다.
선관위는 일련의 발언이 ‘공무원 중립의무’에 저촉되는 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자체장은 선출직 공무원으로 선거법 제9조에 근거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선관위는 사실 확인을 거쳐 25일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통영에서 천 시장과 대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천 시장은 “아직 조사 전이라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다. 선관위 조사 요청이 오면 소명할 부분은 소명하고,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