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미선 부산시교육청 교육연수원장 “아이들은 모두 소중한 존재… 끼와 꿈 찾아줘야”
40년간 교직 오는 31일 정년 퇴임
제자들이 퇴임 기념 북 콘서트 마련
인생 2막으로 ‘미술 심리 상담’ 준비
“평생의 꿈이 교사였습니다. 그래서 40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교사는 내 삶의 즐거움이자 소명이기도 했습니다.”
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연수원 이미선 원장은 39년 6개월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오는 31일 정년 퇴임하는 이 원장은 교사와 교육 행정가를 병행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한평생을 바쳤다.
중·고교에서 22년간 윤리를 가르친 그는 2006년 장학사가 돼 학교 현장의 경험을 교육 행정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2015년 장학관이 된 이 원장은 부산 국제중 교감과 동양중 교장, 부산교육정책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부산시교육연수원장을 끝으로 교직 생활을 마치게 된 것이다.
이 원장은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는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조금 더 평화롭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교육 철학이었다”며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갖고 아이들의 끼를 찾아주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힘들어 할 때 기댈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었고, 멘토나 등대와 같은 역할도 하고 싶었다”면서 “요즘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후배 교사들에게는 언제든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친구 같은 선배, 아름다운 풍경과 같은 선배로 남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의 정년 퇴임은 보다 더 특별했다.
그의 제자들이 지난 26일 부산대학교 앞 카페봄에서 ‘퇴임 기념 북 콘서트’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최근 그의 교직 생활 담은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이미선의 교단 일기)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제자 21명의 성장기와 학교 생활에 대한 얘기 등을 담고 있다.
“제가 학생들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에 선정된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뿌듯했어요. 당시 학교 신문에도 게재됐고, 제가 출간한 책에도 이 같은 내용이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물론 가보 1호로 학교 신문을 보관하고 있어요.”
이 원장은 “존경하는 인물 1위에 뽑힌 이유는 밝고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진심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만 생각하고 한평생을 바친 교직 생활이 너무 즐거웠고 보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퇴임 후 한 대학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교직 실무와 교육 행정을 가르칠 계획이다. 이 원장은 2017년 부산교육정책연구소장을 맡았을 당시 다른 시·도에서 거의 손을 놓은 교육종단연구를 부산에서 야심 차게 추진한 인물이다. 교육종단연구는 2016년 부산 시내 178개 학교, 2만 명에 가까운 학생(9000명)과 학부모(9000명), 교사(1300명)를 표본 패널로 구성해 4~10년 동안 추적해 교육 환경의 변화 양상을 관찰하는 작업이었다. 패널을 대상으로 치밀하게 설계된 설문과 면담을 하고, 학업 수행 정도를 평가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업무였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원장은 인생 2막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미술 심리 상담 활동도 구상하고 있다. 교육학 박사 학위와 미술 심리 치료 자격증을 보유한 그는 남의 고민과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치료해 주는 상담 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가 됐다”면서 “복지관 등 지역 사회단체에서 봉사나 공헌 활동을 하며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큰 문제 없이 교직 생활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마음 놓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남편 덕이 컸다”며 “가정 살림을 도와준 친정어머니와 건강하게 잘 커준 자식에게도 언제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