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출마 예정자 최다… 현역 안병길 공천 여부 최대 변수 [PK 총선 일타강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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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총선 일타강의] 20. 부산 서·동구 후보 난립

부산 대표적인 ‘보수 텃밭’ 꼽혀
여당 9명 이상 정당 공천 ‘구애’
야 저격수 안 의원 ‘윤심’ 두터워
부산 위한 다양한 현안에 목소리
세계박람회 유치 결과 공천 영향
민주 최형욱 ‘바닥 지지세’ 강해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 안병길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 안병길 의원실 제공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의 대표적인 원도심이자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서·동구 지역에 국민의힘 출마 예정자가 일찌감치 줄을 서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에 맞서 여야 후보들이 연이어 총선 행보에 나서면서 부산에서 바닥 민심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21대 총선에서 현역 안 의원은 민주당 이재강 후보를 13.84%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서구와 동구는 20대 총선 때 선거구 조정을 거쳐 하나의 선거구가 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서구)과 노무현 전 대통령(동구) 등 거물 정치인을 배출한 지역구인 서동은 14대 총선 이후 보수정당의 독무대였다. 보수정당 공천을 받으면 무난하게 당선되는 경향이 굳어지면서 선거 때마다 출마 예정자들의 구애가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내년 총선에서도 서동은 부산 여권 출마 예정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정오규 국민의힘 부산시당 생활정치혁신위원장(전 한국공항공사 상임감사)이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민생 직결 정책 제언에 앞장서며 ‘청렴’을 내세운 정치권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도 서동 출마를 목표로 전략 등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칠우 전 시의원, 유순희 부산여성뉴스 대표,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장, 장영수 부경대 총장, 정연학 봉생병원 행정원장, 유승우 전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총선에서 중영도를 노리다 서동으로 옮긴 뒤 경선에서 패배한 곽규택 변호사도 서동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 지역 출마 예상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현역 안 의원의 공천 가능성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의 안 의원은 그간 양곡관리법 저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등에서 목소리를 높인 부산 초선으로 꼽힌다. 야당과의 공방에 적극 나서면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까지 두텁다는 평가다.

최근 윤 대통령이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시당위원장을 제외하고 안 의원만 유일하게 만찬에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사실과 관계없이 안 의원을 겨냥해 퍼지고 있는 가정사 의혹은 그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서동 지역 출마 예정자가 줄을 선 데는 이 같은 의혹 등에 기댄 심리라는 분석도 있다. 안 의원이 그동안 ‘엑스포맨’을 자처해 온 만큼 2030세계박람회 유치 여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에선 최형욱 전 동구청장이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최 전 청장은 동구에서 잔뼈가 굵어 과거 후보들에 비해 지역 내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점은 흠으로 꼽힌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의 모든 출마 예정자들이 안 의원 공천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서동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은 본선보다는 공천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총선과 연계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정체를 거듭하고, 원도심 ‘무당층’ 범위도 넓어진 만큼 결과를 예단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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