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부당”…‘초량동 노래주점’ 무차별 폭행 징역 3년 쌍방항소
검찰 “여성 상대 무차별 폭행 엄벌 필요”
60대 여성 점주 10분간 무차별 폭행
코뼈 나가고 콩팥 출혈·갈비뼈 골절
일면식도 없는 6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일명 ‘부산 초량동 노래주점 폭행 사건’의 가해 남성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자 검찰과 피고인이 모두 항소했다.
부산지검은 29일 부산지법 형사17단독 이용관 판사에게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상해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는 지난 23일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A 씨도 지난 25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선고 전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남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여성 업주의 피해 정도가 중하다”며 “야간에 혼자 있는 여성을 상대로 이뤄진 무차별 폭행으로 사회적 불안감을 증폭시킨 사건”이라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월 18일 오전 1시 50분께 동구 초량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B 씨를 무차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이날 0시께 일행 8명과 함께 노래 주점을 방문했다. 이후 오전 1시 40분께 술값을 계산한 뒤 일행과 함께 나갔다가 다시 혼자 돌아와 화장실에서 나오려는 B 씨를 폭행했다.
폭행 장소는 CCTV 사각지대였고 폭행 당시 주점 안에 다른 손님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해당 노래주점에 처음 방문한 것으로 B 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A 씨는 B 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했다”고 말했다.
B 씨는 코와 얼굴, 가슴에 골절상과 콩팥 출혈 등 전치 6주 상해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B 씨 측은 보복범죄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22년간 운영해오던 노래주점의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B 씨는 직전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퇴원은 했지만 여전히 이비인후과·흉부외과·정신과·신경외과를 전전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평생을 살아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삶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호소했다.
이 판사는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을 휘둘렀고 상해 정도가 중함에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500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 측은 여전히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과거 폭력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