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올 뉴 싼타페’ 시승기…2·3열 시트 접으면 성인 2명 누워도 충분
5세대 풀체인지 모델 공개
실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높아
현대자동차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5세대 풀체인지 모델 ‘디 올 뉴 싼타페(이하 신형 싼타페)’가 수입 고급차에 버금가는 듯한 내외부 디자인과 공간활용성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회를 가졌다. 시승은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파주시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00km에서 이뤄졌다. 시승 모델은 21인치 타이어에 7인승 가솔린 2.5 터보 2륜구동 캘리그래피 트림이다.
신형 싼타페는 이름만 싼타페를 가져왔을 뿐이고 내외관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는 전혀 다른 차다. 박스카 형태에 전장이 길고 전고는 높아 마치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를 연상케한다.
실내도 고급스럽다. 변속 레버를 스티어링휠(운전대) 뒤쪽으로 옮기면서 여유가 생긴 콘솔 공간에는 2대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대와 음료수 거치대가 있다. 충전대는 보통 콘솔이나 대시보드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스마트폰 화면 확인이 어려운데, 신형 싼타페는 충전하면서 화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2열에서 모두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도 눈에 띈다.
2열은 레그룸(무릎공간)이 넉넉했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이 나온다고 했는데, 실제로 ‘차박’시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나올 듯했다.
시승차의 성능은 최고출력 281마력에 최대토크가 43.0kg.m이다.
파주 카페로 가는 길에선 운전 모드를 ‘에코’와 ‘노멀’로 주행하면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로 시속 80~90km로 설정해 정속 주행했다. 연비가 어느 정도까지 나오는지 알아보려는 것인데 L당 10.7km까지 올라갔다. 이 차의 공인 연비(9.4km/L)보다 높은 수치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진출입 램프 등을 제외하고는 잘 작동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파주시 카페에서 모터스튜디오 고양으로 오는 길엔 ‘스포츠’ 모드로 해서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을 경험했다. 출력과 토크가 뛰어나 고속주행과 추월도 편안했다. 다만 시승차가 2륜이어서 고속 곡선주행은 다소간 안정감이 떨어졌다.
박스카는 대체로 공기저항을 많이 받지만 신형 싼타페는 에어 플랩 등 공기 저항을 줄이는 각종 기술에 1·2열 이중접합유리 등을 장착해 고속주행 시에도 풍절음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의 공기저항 계수는 0.294로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시승 모델의 차값(개별소비세 5% 적용 기준)은 4818만 원이다. 옵션이 고급 수입차 못지 않게 장착된 점을 감안하면 찻값도 적당한 편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