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견제 보폭 넓히는 미… 바이든 내달 베트남·인도 방문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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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베트남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남중국해 균열 틈 타 협력 강화
중국 대체제 역할 가능 기대도
G20 계기 아태 영향력 확대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법에 따른 민권을 위한 변호사 위원회 창립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법에 따른 민권을 위한 변호사 위원회 창립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진 데 이어 이번엔 인도와 베트남을 방문해 중국 견제 행보를 가속한다.

백악관은 28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비롯한 베트남 주요 지도자들과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 지도자는 △기술에 초점을 맞춘 혁신 주도 베트남의 경제 성장 촉진 △교육 교류, 인력 개발 프로그램을 통한 인적 유대 강화 △기후변화 대처 △역내 평화와 번영, 안정 증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국빈 방문 형식이며 베트남과 전략적 파트너십 합의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18일 보도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베트남과의 전략적 제휴 배경에는 베트남을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끌어당기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2013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맺은 포괄적 동반자 협정에 따라 공중 보건, 베트남 해안 경비대 지원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왔다.

미국과 베트남의 이번 전략적 제휴는 남중국해를 사이에 둔 베트남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남중국해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자의적으로 선을 긋고 그 안에 인공섬을 세워 군사 기지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베트남은 이달 초 중국이 영해라며 그은 ‘남해 구단선’이 나오는 지도가 할리우드 영화 ‘바비’에 포함되자 극장 상영을 제지하며 날을 세웠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저비용 생산국으로서 일정 부분 중국 ‘대체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된 분위기다. 폴리티코는 이번 베트남과의 전략적 제휴가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한 또 하나의 성공적 외교 이니셔티브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내달 7~10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 뉴델리도 찾을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이은 인도, 베트남 방문은 최근 중국 세력이 커지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선거 캠페인 행사에서 외교 성과를 부각하면서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중국 인접 국가들을 열거한 뒤 “이들은 미국과 관계를 맺길 원한다”면서 “그들은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중국이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선거 캠페인 행사에서도 “베트남 지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내가 G20으로 (그 지역에) 갈 때 나를 꼭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그는 미국을 중국, 러시아와 함께 메이저 파트너로 격상시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후 귀국하는 길에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9·11 테러 추모식에 참석한다. 뉴욕에서 열리는 추모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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