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민 파파’ 박항서 감독, 베트남 축구 샛별 키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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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 풋볼 아카데미 설립
유소년 육성 시스템 구축 목표
“풀뿌리축구 지평 여는 계기”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30일 베트남 하노이 프레스클럽 빌딩에서 열린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30일 베트남 하노이 프레스클럽 빌딩에서 열린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베트남 ‘국민 파파’로 불린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유소년 축구 육성에 나섰다.

박항서 전 감독은 지난달 30일 베트남 하노이 프레스클럽 빌딩에서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는 ‘아이들이 곧 사회의 미래’란 슬로건 아래 베트남 축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베트남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축구를 체계적으로 경험하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선진 유소년 축구 시스템’ 이식을 목표로 한 아카데미다. 이를 위해 베트남 최초로 학교·교육시설들과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아시아 축구 선진국은 학원 축구가 발전돼 있어, 프로 유스 축구팀과 학원 축구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며 “우리 박항서 축구 아카데미는 학원 축구 발전이 아직 부족한 베트남에 새롭고 강력한 풀뿌리축구의 지평을 여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터내셔널 아카데미란 명칭은 베트남의 틀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길 바라는 희망으로 정한 것이다. 우리 베트남도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아시아 정상을 넘어 세계 (축구 강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는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소년 선수들이 해외로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바로 베트남 축구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 출범 조인식.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 출범 조인식.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올해 1월 미쓰비시컵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베트남 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박 감독은 7개월여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유소년 아카데미와 함께 베트남에 다시 돌아왔다. 그가 베트남 축구 역사에 남긴 커다란 족적만큼 이젠 밑바닥 기초부터 베트남 축구의 성장동력을 다지기 위해 새로운 걸음을 내디뎠다.

박 감독은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인성을 배우며 베트남의 중요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면서 “제가 시작한 작은 변화가 베트남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이끌고 더 나아가 베트남 교육 문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길 기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감독은 2017년 9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5년간 베트남 축구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18년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 국가 최초로 베트남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선 베트남을 4강까지 올려 놓았다. 이어진 스즈키컵(옛 미쓰비시컵)에선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컵을 안겨 줬다.

2019년 AFC 아시안컵 8강, 2019·2021년 동남아시안(SEA) 게임 축구 2연패 달성에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등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이런 업적 덕분에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들로부터 ‘파파 박’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편, 박 감독의 유소년 아카데미 설립엔 한국과 베트남 기업의 후원이 이어졌다. HD현대 계열사인 현대베트남조선과 베트남 스포츠웨어 1위 기업인 JGBL, 학생용품 1위 기업 홍아, 동도병원 등이 공식 후원사로 함께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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