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팜·K아트페스티벌… ‘아시아 최대 공연예술 도시’ 날개 [2023 BPAM]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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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
내년 5월 부산K-아트페스티벌
생산·소비에도 자극 계기 됐으면
박 시장 주재, 부산미래혁신회의
공연예술 유통 활성화 주제 다뤄

31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 지하 콘퍼런스홀에서 ‘아시아 최대 공연 도시’로 거듭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학이 함께 참여하는 제9차 부산미래혁신회의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31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 지하 콘퍼런스홀에서 ‘아시아 최대 공연 도시’로 거듭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학이 함께 참여하는 제9차 부산미래혁신회의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이 공연예술 마켓 조성을 통해 ‘아시아 최대 공연예술 도시’로의 발돋움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오는 10월 제1회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이하 비팜)을 개최하는 한편 내년 5월엔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승계, 확장한 ‘부산K-아트페스티벌’(가칭)을 벡스코 등에서 연다(부산일보 8월 16일 자 2면 보도)고 공식화했다.

시는 특히 대규모 공연예술마켓 조성을 계기로 △공공극장 유통 책임과 역할 강화 △민간 극장 소비 기능 활성화 및 유통 확산 △예술인, 예술단체 국내외 공연시장 진출 활동 지원 △공연 정보 제공 및 네트워크 강화 △공연 유통 저변 확대 등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31일 오전 9시 부산문화회관 챔버홀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제9차 부산미래혁신회의는 공연예술 유통 활성화 방안이 다뤄졌다. 이날 회의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최영진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장, 이종호 비팜 예술감독,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 이정필 부산문화회관 대표, 손수득 벡스코 대표, 오재환 부산연구원 부원장, 설도권 드림씨어터 대표 등 18명의 시·시의회·유관기관·관계 전문가 외에 배석자까지 50여 명이 참석했다. 공연예술을 주제로 내세운 부산시장 주재 부산미래혁신회의는 처음이어서 이 또한 관계자로부터 주목받았다.

박형준 부산시장. 이재찬 기자 chan@ 박형준 부산시장. 이재찬 기자 chan@

박 시장은 모두 발언에서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이 되기 위해서는 물류나 금융, 그린 스마트 등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문화콘텐츠와 관광도시로의 위용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렇게 될 때만이 사람과 기업과 돈이 함께 오는 그런 도시가 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시민 삶의 질이 한 단계 고양될 뿐 아니라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세계적 경향을 보면 공연예술, 공연문화가 가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부산도 이미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부산의 공연예술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새로운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작-유통-성장’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기조 발표자로 나선 이종호 비팜 예술감독은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에 도전장을 내미는 순간, 이미 본격적인 문화도시로의 비약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제한 뒤 비팜을 ‘축제형 마켓’으로 키워 나갈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축제형 마켓이 되기 위해 비팜이 지향해야 할 비전으로는 ‘공연예술의 국제시장’을 제시했다. 즉, 부산을 포함한 국내외 모든 공연 작품이 진열되고, 국내외 모든 바이어와 셀러들을 불러들이며, 이 과정을 통해 바이어들끼리, 혹은 셀러들끼리 혹은 바이어와 셀러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만나 새로운 공연예술의 미래를 창출하는 동시에 부산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공연과 축제 분위기를 한껏 즐기며 예술적 안목을 높여 가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또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부산이 유통뿐만 아니라 제작 센터도 동시에 겸해야 한다”면서 “부산 예술가뿐 아니라 전국의 예술가들, 나아가 전 세계 예술가 중에서 가능성이 있거나 명성이 있는 분에게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그 작품이 바로 비팜을 통해 전 세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부산 공연예술 유통 활성화 관련, 부산시 정책 발표를 담당한 김기환 문화체육국장은 “세계 금융시장은 수도권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으며,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60%가 있음에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연 시장 판도는 없다”며 “부산이야말로 공연예술 유통 시장의 최적정 역량을 갖춘 도시인데 여기에 K-열풍 기류를 합치게 되면 분명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연예술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적정 역량 도시 근거로는 △국제성(국제MICE도시, 국제관광도시) △매력적 자연(산 바다 강 온천 등 천혜의 자연) △공연 축제의 도시(부산국제무용제·연극제·코미디페스티벌·매직페스티벌 등) △도시 인프라(가덕신공항, 오페라하우스, 국제아트센터 등)가 제시됐다. 김 국장은 “지역 대표 도시 부산에 공연예술 메카를 조성함으로써 지역 예술인의 생계 안정은 물론이고 문화로도 지역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시는 이를 위해 ‘아시아 최대 공연예술 도시 조성’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3대 중점 추진 과제를 꼽았다. 먼저 대규모 공연예술 마켓 조성을 위한 유통의 장으로 국내 기반 축제형 공연예술 축제인 부산 K-아트페스티벌(5월 벡스코 외) 부산 유치, 해외 진출형 비팜(10월 13~16일 부산시민회관 외) 개최, 미래세대 성장형 학생공연예술마켓 ‘어릴적 예’(12월 부산문화회관) 등을 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공연시장 공급과 수요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 문화예술회관 상호 공연 교류 지원을 최소 1회에서 2회 이상 늘리기로 하고, 우수 공연 재공연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또 올해 호평을 받은 원먼스 페스티벌을 내년엔 상·하반기 2회로 확대하고, 소유 극장 세제 감면을 중앙부처와 협의해 감면하고, 임차극장엔 임차료 지원(300석 이하 민간 소공연장 연간 임차료 최대 600만 원)을 신규 추진하게 된다.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국내외 진출을 돕기 위해서는 부산 작품 쿼터제(공연예술마켓 참여 부산예술인과 단체 대상으로 부산지역 공연 작품에 20% 이상 쿼터제)를 두고, 수도권 공연 활동을 위한 출장 예술인에게 숙박 장소를 제공하는 ‘BS 아티스테이·Busan+Artist+Stay)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마지막으로 공연 유통 촉진을 위해서는 부산문화포털 ‘다봄’을 현행 관리자 중심에서 참여자가 직접 공연을 홍보·게시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분기 1회의 극장협의회 활성화, 공연 도슨트(전문 해설사)를 문화기반 시설 배치 및 직장 공연 관람 이수제를 내년부터 부산시 공무원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31일 부산문화회관 챔버 홀에서 ‘아시아 최대 공연도시’로 거듭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학이 함께 참여하는 제9차 부산미래혁신회의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31일 부산문화회관 챔버 홀에서 ‘아시아 최대 공연도시’로 거듭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관·학이 함께 참여하는 제9차 부산미래혁신회의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이날 토론 시간에도 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최대 공연예술 도시 부산’ 비전에 대해 △공연예술 생산과 소비의 연계 △온라인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 △공연예술과 관광을 융합한 부산형 모델 발굴 △민간 기반시설(인프라)을 활용한 특색 있는 공간 연계 △학생 공연예술 접근성 및 저변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고, 시는 향후 정책 추진 시 적극 반영해 나가기로 했다.

경성대 김원명 교수는 “비팜이나 부산K-아트페스벌 등 대형 공연예술 유통시장 활성화를 통해 공연예술 생산과 소비 양쪽에 자극이 되어 생태계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면서 “대형 유통시장 2개와 대형 공연장 2개가 앞다투어 생기는 2023~2027년은 부산 공연예술 시장의 대변혁기가 될 수 있는 만큼 공연예술 5개년 같은 거라도 만들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형준 그루잠 프러덕션 대표는 2016년 영국 에든버러를 시작으로 2018년 캐나다 시나르, 2019년도 미국 브로드웨이 현지 진출 경험을 공유하면서 “작품성, 대중성, 독창성을 가진 작품들이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특히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하고 있는 일부 역할을 컨트롤할 수 있다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설도권 대표는 “이번에 첫발을 떼는 두 공연예술마켓은 상당히 의미가 있지만 서서히 결과가 드러나는 만큼 지치지 않길 당부한다”면서도 “시작은 부산시에서 하지만 지역을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즉 다시 말해 부산 시장이 아니라 한국 시장이 되고, 전 세계 글로벌 시장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과 부산 사람이 아니고 문화예술인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 대표는 또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가장 취약점이 실제 실현물이지만 데이터는 항상 온라인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마켓의 모든 데이터는 온라인화하고 영상화한 뒤 장기적으로 시장에 널리 알리는 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재환 부원장은 “소비 충족을 위한 시장 확대의 기회는 높은 편이며, 이에 대한 마켓은 좋은 기회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힌 뒤 “부산만의 차별화된 또는 특성화된 마켓 사업을 구상하고, 부산에 꼭 남겨야 할 것으로 사람과 공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오 부원장은 “이미 부산은 게임아카데미를 통해 전국적인 인력 양성의 경험이 있고, 아울러 영화아카데미를 통해 기술과 감독 등 제작 인력들을 키워 나가고 있으니 여기에 공연예술아카데미가 생긴다면 명실공히 콘텐츠, 영화, 공연예술이라는 3대 아카데미를 가진 문화예술인력 중 K-콘텐츠 인력 양성기관을 가진 도시 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이 밖에 벡스코 손수득 대표는 “부산에 가면 꼭 봐야 하는 공연, 즉 킬러 콘텐츠 개발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하고, 부산학생문화예술회관 원미경 관장은 “부산 시민 속에 학생이 있다는 관점도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은숙 부산소공연장연합회 회장은 “비팜을 통해 부산의 연주팀이 많이 소개되고, 랜드마크적인 공연장 말고도 작은 문화공간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미래혁신회의는 시가 시정 당면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폭넓은 논의를 통한 전략적 추진 방안 모색을 위해 박형준 시장 주재로 민·관·산·학이 함께 참여하는 회의로 개최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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