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선호… 아파트 분양, 대형 평수가 대세
올해 부산 84㎡ 이상 4367가구
84㎡ 미만보다 물량 2배 넘어
삼익비치 재건축도 대형 평수로
소형 평수 많았던 예년과 달라
1~2인 가구 늘어나는 추세 맞춰
앞으로 작은 평수 귀해질 수도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공급이 늘 것으로 예상됐던 소형 평수 아파트 일반 분양 비율이 올해 오히려 크게 줄었다. 다주택자 중과세 등으로 소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커져 대형 평수 아파트 공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다만 대형 평수 위주의 공급이 이어지면 소형 평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31일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부산지역 1~7월 일반 분양된 전용면적 84㎡ 이상(34평형)의 가구는 총 4367가구다. 84㎡ 미만 가구는 2176가구로 84㎡ 이상 물량이 2배 이상 많다. 특히 재개발, 재건축 등을 통해 분양하는 아파트의 대형 평수 가구를 대부분의 조합원이 가져가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소형 평수의 비율은 더 작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84㎡ 미만이 절대적으로 많았던 예년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84㎡ 이상이 1835가구, 84㎡ 미만이 2679가구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84㎡ 이상 1131가구, 84㎡ 미만 1618가구였고, 2020년에는 84㎡ 이상 3353가구 84㎡ 미만 5410가구였다. 보통 대형 평수는 소형 평수 분양의 60~70% 수준으로 분양됐는데, 올해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이는 최근 대형 평수에 대한 선호도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민 평형이라고 하면 20평형대를 말했지만 대형 평수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며 이제는 30평형대를 국민 평형으로 본다”며 “특히 6~7년 전 대형 평수 공급이 크게 줄어 이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도 분양시장에서 대형 평형대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도 하다. 단순한 주거 개념을 넘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형 평수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분양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실거주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 역시 대형 평수에 대한 선호가 높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와 같은 세금 부담이 커지자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며 매물이 많지 않은 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 최근에는 가치 상승을 위해 ‘하이엔드’를 지향하며 소형 평수의 비율을 더 줄이는 추세다. 부산 재건축 ‘최대어’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도 최근 일반 분양을 대폭 줄이고 대형 평수 중심으로 설계를 바꿔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1~2인 가구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평수 선호 트렌드가 이어진다면 향후 소형 평수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크게 올라간 상황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초기 부담이 적은 소형 평수를 찾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84㎡ 미만 일반공급 물량이 최근 3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향후 소형 평형 매물 부족으로 인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31일 발표한 8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은 -0.03%을 기록, 지난주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영구(0.03%) 해운대구(0.02%)는 상승했지만, 영도구(-0.16%), 부산진구(-0.13%)는 하락했다. 전세가격은 -0.04%를 기록, 지난주 -0.05%에 비해 하락 폭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6% 상승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