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무기한 단식 돌입 “무능 폭력 정권 맞서 국민 항쟁”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밝혀
“윤 정권 헌정질서 민주주의 파괴”
대통령 사죄·국정쇄신 등 요구
“사법 리스크는 검찰의 스토킹”
체포동의안 표결 등 돌파 승부수
‘질서 있는 퇴진 거부’ 분석 나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겠다”면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 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요구했다. 단식 중단 조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단식은 국민 절망감에 함께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검찰의 스토킹”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먼지 털 듯 털고 있지만 단 하나의 증거도 없다”면서 “상대가 부당하게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표결이나 김남국 징계안 부결 등 현안에 대해선 분명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체포동의안에 대한 질문에는 “구속할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느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 제명안 부결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정치인은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 져야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 대표는 대표직 사퇴 목소리에 대해선 “(일부의 주장을) 침소봉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금도 민주당 지지자와 당원들은 압도적으로 현 지도체제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명(비이재명)계의 사퇴 요구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당의 본질은 다양성”이라면서 “(이견이 있는 게)너무 당연한 것을 없어야 된다거나 왜 이런 의견이 있느냐고 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런 발언은 비명계의 퇴진 요구를 ‘내부 총질’이라며 비판하고 나선 친명계 의원들의 발언과 배치된다. 친명계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게 사퇴하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은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는 이렇게 관대할까”라며 “총부리를 검찰 정권을 향해서 집중을 해야 되는데 오발탄을 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선언에 대해선 비명계의 사퇴 요구와 현실로 다가온 체포동의안 표결 등 거취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내 찬성표가 대거 나올 경우 지도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명계에선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강경투쟁 노선을 정하면서 ‘질서 있는 퇴진’도 거부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친명계에선 대표 사퇴 시 대안을 말하는 ‘플랜B’ 자체를 거부했다. 친명계 핵심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플랜B라는 건 없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 대표 단식 선언에 대해 “뜬금포”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전남 순천 현장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삶을 돌봐야 하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웬 뜬금포 단식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법 리스크가 두렵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우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데 왜 자꾸 민생 발목잡기를 하는 지 참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한 장관은 이날 “개인 비리 수사에 단식으로 맞서는 것인가. 워낙 맥락 없는 일이라 국민들께서 공감하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