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타트업 ‘상장 시대’… 나라스페이스, 내년 코스닥 도전
초소형 위성 제조 우주 스타트업
자체 개발 ‘옵저버’ 4분기에 발사
미세먼지 관측 ‘부산샛’ 개발 중
NASA, 기술력 ‘최고등급’ 평가
‘미스터멘션’ 등 6곳도 상장 고려
부산에 본사를 둔 우주 스타트업이 내년 말 상장 목표를 밝히면서, 부산에도 스타트업 상장 시대가 열릴지 주목받고 있다. 부산 본사 기업 중 최근 5년 동안 상장한 기업은 대부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중소기업이었던 만큼, 앞으로 10년 차 미만 스타트업의 상장 바람이 불지 기대를 모은다.
31일 초소형 위성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이하 나라스페이스)에 따르면 나라스페이스는 지난달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나라스페이스는 2015년 창업한 한국 1호 초소형 위성 제조 스타트업이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한 박재필 대표가 2015년 3월 연세대 대학원 우주비행제어연구실에 근무하던 중 창업했다. 이후 부산 영도구로 본사를 옮겨 초소형 위성 개발에 매진했고, 결과를 내며 단연 차세대 우주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력 사업은 가로·세로 각 20cm, 높이 40cm 전자레인지 정도 크기의 초소형 인공위성의 개발과 제작이다. 초소형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찍어 지구로 보내오는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위성 데이터 분석 플랫폼 ‘어스 페이퍼’ 개발도 주요 사업이다.
나라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초소형 위성 ‘옵저버’는 4분기 미국에서 발사 예정이다.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내 발사한다. ‘옵저버’는 고도 500km에서 1.5m 이상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광학 위성이다.
앞으로 나라스페이스는 2027년까지 ‘옵저버’ 같은 초소형 위성 100개 이상을 우주로 발사하고, 군집을 이룬 위성이 실시간으로 지구를 관측해 수집한 데이터를 서비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라스페이스 기획·마케팅부 오형욱 팀장은 “올해 말에 이어 내년 한 차례 더 ‘옵저버’를 발사할 예정으로 발사 후 1주일 안에는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면서 “기술이 검증되면 군집 위성을 띄워 위성 데이터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라스페이스는 또 부산시, 한국천문연구원,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함께 해양 미세먼지 관측용 초소형 위성 ‘부산샛’을 개발 중이다. 내년 하반기 NASA를 통해 발사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나라스페이스의 기술력이 인정받으면서 성장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나라스페이스가 개발한 온보드컴퓨터는 미세먼지 관측 초소형 위성 ‘미먼’에 탑재됐는데, ‘미먼’은 지난해 6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NASA가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나라스페이스의 온보드컴퓨터의 성능과 기술력은 최고 등급인 9단계(TRL-9)로 평가받았다.
나라스페이스 박재필 대표는 “상장을 통해 후속 위성과 다양한 위성영상 활용 기술을 안정적으로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부산에 본사를 둔 상장 기업은 총 7곳이었다. 울산과 경남으로 확대해도 최근 5년간 상장 기업은 총 22곳으로, 대부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앞으로 부산에서도 상장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나라스페이스 외에도 상장을 고려하는 부산 스타트업은 6곳 정도로 미스터멘션(장기숙박 플랫폼), 브이드림(장애인 채용 및 재택근무 시스템), 산타(에듀테크),소셜빈(라이프스타일 용품 제조), 센디(온디맨드 화물 운송 플랫폼), 푸드팡(식자재 B2B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동남권협의회 김민지(브이드림 대표) 회장은 “부산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가 조성된 지 10년 정도인데 이제 부산 스타트업들이 상장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왔다”면서 “이제는 부산 스타트업이 상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스케일업 펀드’가 생겨야 하는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