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발전기금 354억 추가 확보… 한국 영화 재도약 꿈꾼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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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권기금서 재원 첫 확보
영화발전기금 고갈 위기 극복
한국 영화 개봉 투자도 확대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과 출연 배우 송강호. 연합뉴스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과 출연 배우 송강호. 연합뉴스

영화진흥위원회가 체육·복권기금 354억 원을 내년 영화발전기금으로 확보했다. 고갈 위기에 놓인 영화발전기금(부산일보 2월 15일 자 1면 보도) 재원을 처음으로 다른 기금에서 확보하면서 위기에 놓인 한국 영화 지원에 숨통이 트였다. 코로나19로 침체한 극장 개봉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 영화 개봉 촉진 투자조합’ 결성도 하반기에 추진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24년 한국 영화 진흥 예산으로 총 734억 원이 편성됐다고 5일 밝혔다. 영화발전기금으로 464억 원, 국고인 일반회계로 270억 원을 확보했다. 올해 영화발전기금 사업비 예산인 729억 원보다 5억 원 늘어난 규모다.

올해 고갈 위기에 처했던 영화발전기금은 사상 처음으로 다른 기금에서 재원을 확보했다. 체육기금 300억 원, 복권기금 54억 원을 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복권기금은 장애인·청소년 등 문화 소외 계층이 영화를 즐기는 예산으로 전액 쓰일 예정이다.

영화발전기금은 그동안 영화관 입장권 전체 매출의 3%를 징수한 금액이 주요 수입원이었다. 독립·예술 영화를 포함한 한국 작품 제작과 개봉을 지원하고, 세계 주요 영화제 등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거나 부산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영화인 양성을 하는 데 사용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객이 급감한 데다 피해 지원 사업 지출이 커지면서 영화발전기금 재정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결국 영진위는 문화체육관광부·기획재정부와 ‘기금 재원 다각화’ 방안을 찾아 예산을 늘렸다.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으로 극장 개봉과 동시에 한글 자막(CC)을 선보인 영화 ‘밀수’.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으로 극장 개봉과 동시에 한글 자막(CC)을 선보인 영화 ‘밀수’.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내년부터 한국 영화 투자·제작 활성화를 위한 영상전문투자조합 출자 예산은 영화발전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출처가 이관된다. 올해 80억 원에서 내년 250억 원으로 예산이 늘면서 한국 영화 재도약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지원 예산도 일반회계로 20억 원을 확보했다. 영진위는 공공자금을 기반으로 투자자 자본 확보를 이끌고, 프로젝트 투자로 한국 영화 산업과 제작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영진위는 올해 하반기엔 ‘한국 영화 개봉 촉진 투자조합’을 결성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개하지 못한 영화 개봉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팬데믹 기간에 제작된 미개봉 한국 영화는 약 110편으로 추정된다. 영진위는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규모 작품에 우선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 5~8월 영진위와 문화체육관광부, 극장 업계, 투자·배급사 등은 ‘한국 영화 재도약 정책 실무 협의체’ 회의를 통해 해당 사안을 논의했다.

영진위 박기용 위원장은 “영화발전기금 충당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사업 조정은 불가피했지만, 재원 다각화를 실현하고 영화 산업 선순환 구조 마련을 위한 재투자 사업을 적극 확대했다”며 “한국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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