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달 앞 다가온 BIFF, 성공 개최만 남았다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등 269편 상영
인사 내홍 사태 딛고 새 도약 계기 되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일정과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 BIFF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펼쳐진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을 포함해 269편을 상영한다. 올해는 인사 내홍 사태로 영화제 개최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BIFF 정상화를 이끌 혁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사임한 초유의 수장 공백 상태에서 영화제를 치르게 됐다. BIFF는 이를 감안해 배우 송강호를 ‘올해의 호스트’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일만 남았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상영작 규모 등이 일부 줄긴 했지만, 다채로운 프로그램 구성으로 영화제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것이 BIFF 측 설명이다. 개막작은 장건재 감독의 신작 ‘한국이 싫어서’가 선정됐다. 장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자기 행복을 찾아 가족과 직장을 뒤로하고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폐막작은 중국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로 정해졌다. 특히 올해는 배우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긴 ‘미나리’와 OTT 화제작 ‘파친코’ 등의 열기를 감안해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 눈길을 끈다.
배우 송강호를 ‘올해의 호스트’로 결정한 것도 여러모로 관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영화 ‘기생충’과 ‘브로커’를 통해 세계적 배우로 인정받고 있고 해외 네트워크가 풍부한 그가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의 빈자리를 메워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송강호는 개막식부터 등장해 영화제 손님을 맞고 주요 행사를 주도하게 한다는 것이 BIFF 측 전략이다. 홍콩영화의 큰형님 주윤발도 이번 영화제를 찾아 관객들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주윤발은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그가 주연한 ‘영웅본색’ 등 3편의 영화가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인다.
BIFF 측은 인사 내홍 사태에 따른 스폰스 확보 어려움 등으로 예년에 비해 예산이 삭감됐고 BIFF 포럼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는 등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알차게 준비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BIFF의 다짐처럼 이제 영화제 성공 개최를 위해 남은 한 달 매진해야 한다. 현재 혁신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BIFF의 조직 혁신과 재출발을 위해서도 올해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는 중요한 일이다. 30주년을 앞둔 시기여서 더더욱 그렇다. BIFF가 올해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