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법 개정 불투명, 시민사회 화났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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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기국회 내 통과 장담 못 해
6개 시민단체 조속 처리 강력 촉구
6일 기자회견… “여야 힘 합쳐야”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해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재호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해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재호 의원실 제공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과제인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절실하지만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내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역에서는 산업은행법 논의가 올해를 넘길 경우 내년 총선에서 정쟁거리로 소모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에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직접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나섰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은 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산업은행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갖는다. 균형발전 시민연대 박재율 대표는 “21대 국회의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며 “이번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정쟁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실질적인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인 만큼 여야가 힘을 합쳐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밝혔다. 지난 1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00일간 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산업은행법 논의에 불씨가 붙지 않는 만큼 지역 여야 정치권을 대상으로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는 탄탄대로를 밟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 5월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데 이어 7월에는 금융위와 산업은행이 이전과 관련해 진행한 컨설팅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필수적인 조직 외에는 모든 기능을 옮기기로 결정한 상태다.

하지만 산업은행 이전의 핵심인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 논의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여당에선 일찍이 지난 6월 지도부가 직접 나서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정해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와 관련한 협상에는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책임론의 불을 지피는 바람에 협상의 공간마저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7일에도 부산 현장최고위원회의 후 부산지역 금융경쟁력 제고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기서도 야당을 향한 공세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에서는 부울경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를 직접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거나 산업은행 본점 소재지를 ‘부산 금융중심지’로 하는 개정안 발의 등에 나섰지만 당내 다른 지역 의원들의 훼방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지난 4일 자료를 통해 정부와 여당 주도의 무리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으로 2030세대 직원의 이탈세가 계속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현상은 취업준비생에게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중앙은행, 국책은행의 위기와 맞물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지적이다. 실제 한국은행에서도 지난해 중도퇴직자 가운데 72.97%가 30대 이하였다. 금융권에서는 청년층의 국책은행 퇴사는 시중은행에 역전당한 급여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나마 산업은행의 효과적인 부산 이전을 위해 민간, 부산시, 여야 정치권의 역량을 총결집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민관정 협력 전담팀(TF)’이 재가동돼 지역에서는 기대감이 감돈다. 국민의힘 서병수·김도읍·김희곤·정동만·박수영 의원, 민주당 박재호·최인호·전재수 의원, 부산상공회의소 장인화 회장, 허현도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 박재율 상임대표,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용언 공동대표 등이 참여하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민관정 TF는 지난 6월 이후 석 달여 만인 오는 15일 한자리에 모인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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