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덜 내렸나? 매물 늘고 거래 뜸한 부산 아파트 가격 여전히 내림세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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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반전 전국적 추세와 달리
9월 첫째 주 부산선 0.02% 하락
매매 대신 분양권 시장으로 몰려
매물 1월보다 1만 가구 더 쌓여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지만 부산의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황령산에서 바라본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전경. 부산일보DB 전국의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지만 부산의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황령산에서 바라본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전경. 부산일보DB

이달 첫째 주 부산 아파트 가격이 0.02% 내렸다. 전국에서 하락한 곳은 부산과 제주도, 전남뿐이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저점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하는 추세이지만, 부산에서는 여전히 하락세가 지속된다. 최근 부산 투자자의 관심이 분양권 시장으로 몰리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 매물이 쌓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 다만 하락 폭은 지난번 0.03%보다 소폭 축소됐다. 울산에서는 0.05% 올랐고, 경남에서는 0%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은 0.07% 상승했다. 수도권(0.12%→0.11%)과 서울(0.13%→0.11%)에서는 상승 폭이 축소됐고, 지방(0.01%→0.02%)에서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

최근 부산에선 거래량이 감소하고 매물은 늘고 있다.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부산 아파트 매물은 5만 9848가구에 달한다. 지난 1월 4만 9173가구보다 1만 가구 이상 더 쌓였다. 지난 3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일시적으로 매물이 줄어든 이후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달의 매물량은 지난 1월보다 1만 가구 이상 많다.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2234건에서 6월 2182건, 7월 2128건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매도 물량이 꾸준히 는 반면 실제 거래는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올해 초 초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소폭 상승한 가격으로 일부 거래가 이뤄지자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도를 희망하는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초급매 매물 소진 이후에 급매 물건 거래가 이어져야 하는데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가격에 차이가 있어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매수자와 매도자의 희망 가격 간극이 커질 경우 연말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분양권 시장으로 몰린 것도 부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로 보인다. 최근 남구 대연 디아이엘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완판을 기록했다. 또 대규모 미분양 우려를 낳았던 남구 우암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역시 낮은 청약률에도 불구하고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문 이사는 “부동산 가격이 2~3년 전 급등기 이후 많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데다 올해 최대 규모 분양이었던 디아이엘과 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가 완판되는 등 분양권 시장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자 문턱이 낮은 분양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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