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립발레단 신작 ‘돈키호테’ 부산 무대 오른다
16~17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송정빈 재안무
청춘 남녀 사랑 이야기에 돈키호테 꿈·모험 부각
국립발레단의 2023년 신작 ‘돈키호테’가 부산을 찾는다. 부산시민회관 개관 50주년과 부산 기업 화승 70주년 기념으로 16~17일 이틀 동안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돈키호테’는 스페인 극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1869년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로 초연한 이후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 발레이다. 오리지널은 프롤로그가 있는 3막 8장의 발레이지만, 이번 국립발레단 작품은 2막 2장으로 재구성됐다.
재안무는 발레 ‘해적’에 이어 두 번째 국립발레단 작품 안무에 도전하는 송정빈이 맡았다. 청춘 남녀 키트리와 바질의 유쾌한 사랑이야기에 돈키호테의 꿈과 모험을 더욱 생생하게 그리며 스토리의 개연성을 높였다고 한다.
송정빈은 “작품명은 ‘돈키호테’인데 왜 돈키호테가 주인공이 아니고 바질이나 키트리가 주인공이냐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그 질문의 해답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번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원작의 돈키호테는 꿈을 좇는 늙은 기사로, 무대 위에서 거의 춤을 추지 않고 대부분 마임으로 등장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1명의 무용수가 퀵 체인지(빠른 분장 전환)를 통해 ‘늙은 돈키호테’와 ‘젊은 돈키호테’를 함께 연기하며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다. 특히 2막 1장 드림 장면에선 젊은 돈키호테가 자신의 이상향인 ‘둘시네아’와 파드되(2인무)를 추는 등 과감한 동작에 도전한다.
원작과 달라지는 캐릭터는 또 있다. 원작에서 키트리가 둘시네아 역할을 한 데 비해 송정빈 재안무에선 키트리와 둘시네아의 캐스팅을 분리한다. 다만, 원작 3막의 하이라이트 결혼식 장면은 2막 2장으로 옮겨와 원작 그대로 보여준다. ‘돈키호테’ 발레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자 가장 기대하는 부분인 결혼식 장면의 파드되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송정빈은 “돈키호테 캐릭터에 조금 더 집중하지만 국립발레단 버전 ‘돈키호테’도 주인공은 역시 바질과 키트리”라면서 “돈키호테가 무슨 말을 하는지 보면 더욱더 재미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고전은 고전다워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히 하고 있다. 그래서 무대 배경도 영상으로 쓰면 어떻겠냐는 조언이 있었지만, 클래식 발레는 클래식 발레다워야 한다고 생각해 전부 ‘막’을 사용하고, 하이라이트가 되는 주요 장면은 원작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에 중간중간 임팩트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16일 오후 5시, 17일 오후 2시(단체 관람)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원작 미겔 데 세르반테스, 음악 루트비히 밍쿠스, 원안무 마리우스 프티파, 재안무 송정빈, 무대·의상 루이자 스피나텔리. 출연 국립발레단. 주역인 키트리와 바질에는 박슬기·이재우(16일), 조연재·하지석(17일)이 나온다. 공연 문의 051-607-6000(ARS 1번). 입장료는 VIP석 9만 원, R석 7만 원, S석 4만 원, A석 2만 원.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