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단’ 핵심 약재인 사향·침향·목향은 어떻게 다를까?
[톡!한방] 공진단의 재료와 효능
가장 유명한 한약 중 하나인 공진단은 화병이 있었다는 정조도 자주 복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정신적·육체적 피로에 좋은 귀한 약이다.
공진단의 약재는 녹용, 당귀, 산수유도 중요하지만 핵심 주인공은 바로 사향이다. 사향은 수컷 사향노루의 배꼽과 연결된 향주머니에 있는 분비물을 건조한 것이다. 한방적 약성은 구멍을 열어(눈·코·귀를 밝게) 정신을 깨우고 혈행 흐름을 좋게 해서 몸의 나쁜 덩어리를 없애 준다. 중추신경에 작용해 흥분과 진정 조절 작용이 있어서 중풍과 간질, 치매, 학습장애 등 뇌질환에 좋다. 또 심혈관에 작용해 관상동맥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고혈압에 도움이 된다. 소염작용과 항암작용도 있다. 만성 스트레스로 머리가 맑지 않은 현대인에게 잘 맞는 약이지만, 문제는 귀하다는 것에 있다.
러시아산 사향노루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II, 즉 ‘예비’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엄격한 규제하에 한정된 수량만 국제 간 거래가 가능하다. 정품 사향은 인증번호가 있고, 한정된 양에 엄격한 검사를 거치므로 고가이다. 그래서 공진단에 넣는 사향의 대체품으로 목향과 침향이 쓰인다.
목향은 국화과 식물 운목향의 뿌리를 건조한 것으로, 약효를 곳곳에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장의 기운 막힌 것을 잘 뚫고 소통시키는 약으로, 사향과 비교하면 기력이 머리까지 도달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침향은 침향나무가 상처가 생겼을 때 이를 고치기 위해 자연적으로 나온 액체가 모여 굳은 덩어리로, 제대로 된 침향이 생성되려면 30년에서 70년 이상이 걸린다. 위장에 좋으며 천식에 쓸 수 있고 막힌 곳을 소통시킨다. 한의원에 침향공진단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침향공진단을 만드는 한의원은 찾기 쉽지 않다. 약효가 입증돼 한약재로 사용해 왔던 아갈로차 종은 사향 못지않게 귀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식품으로 거래되는 침향은 대부분 인도네시아산 말라센시스 종이다. 2010년부터 CITES에서 말라센시스와 아갈로차를 식물학적으로 동일한 종으로 분류해 수입이 가능해졌지만, 말라센시스는 한약재보다는 중동이나 동남아에서 피우는 향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됐다. 자연 침향이 아닌 인위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재배 침향도 제대로 만든 것은 5~7년의 생성 기간이 필요해 단가가 높다.
공진단은 잘 맞는 이가 꾸준히 복용하면 아주 효과적인 약이다. 공진단마다 쓰인 약재가 다르기 때문에 비전문가는 헷갈리기 쉽다. 약재 설명을 잘 참조해 한의원에서 한의사의 진단하에 잘 맞는 공진단을 복용하거나 선물하면 좋을 것이다.
박세정 더블유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