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울산시장 선거개입’ 송철호 징역 6년·황운하 5년 구형
청와대가 송철호 전 시장 당선 개입했다는 혐의
검찰 “유례 없는 관건 선거…양두구육의 모습”
공소 제기 3년 7개월 만에 종결 수순…내년 초 선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에게 검찰이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김미경 허경무 김정곤)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비리 첩보를 수집하는 경찰 권한을 악용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 유례 없는 관권 선거"라며 "송 전 시장은 범행을 주도적으로 저지르며 황 의원에게 수사를 청탁해 결과적으로 부정하게 당선돼 실질적으로 수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법률 위반을 넘어서 선거 제도의 공정성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음에도 송 전 시장은 죄의식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왜곡된 민심의 계단을 타고 올라 벼슬길에 나서겠다며 개인 욕심만 채운 양두구육의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황 의원에 대해선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고위 경찰 공무원이 정치적 욕심을 위해 수사력을 남용해 선거에 개입한 결과 국회의원이 됐다"며 "평소 검경 수사권 조정 때 내세운 명제와는 달리 정해놓은 결론에 따라 수사권을 편향되게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분리 선고 규정에 따라 황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4년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는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분리해 구형했다.
검찰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문 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송 전 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혐의를 골자로 한다. 검찰은 당시 여권 관련자들을 대거 기소했다.
송 전 시장은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수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황 의원은 청와대로부터 각종 비위 정보를 받아 '하명 수사'를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을 부당하게 인사 조처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있다.
송 전 부시장은 문 전 행정관에게 비위 정보를 제공하고, 백 전 민정비서관과 박 전 반부패비서관이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해 황 의원이 '하명 수사'를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장 전 선임행정관은 김 전 시장의 핵심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 사업 관련 내부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청와대 정무수석이던 한 의원은 송 전 시장의 당내 경쟁자에게 경선 포기를 대가로 공직을 제안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2020년 1월 29일 검찰의 공소 제기 3년 7개월여 만에 재판 절차가 종결된다. 재판은 1년 넘게 공판준비절차로 공전하다가 2021년 5월에서야 정식 공판이 열려 2년 넘게 진행됐다.
그 사이 송 전 시장은 지난해 6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고, 국회의원이 된 황 의원과 한 의원의 임기는 내년 5월 끝난다. 통상 선고는 결심공판 후 약 한 달 뒤 열리지만, 사건이 방대하고 심리 절차도 오래 걸린 만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야 1심 선고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