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몰라 답답했던 어지럼증, 전문센터가 해결한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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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해병원 어지럼증 센터

어지럼증 환자 100만 명 육박
신경계·귀·심리 등 원인 다양
여러 진료과 방문… 비용 부담
4개 과 협진으로 정확한 진단
1~2시간 내 원인 찾고 치료
시기 놓치면 뇌졸중·난청 위험

어지럼증은 말초·중추신경계 질환, 귀 이상,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춘해병원 어지럼증 센터 이영선 센터장이 이비인후과 중이 고실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춘해병원 제공 어지럼증은 말초·중추신경계 질환, 귀 이상,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춘해병원 어지럼증 센터 이영선 센터장이 이비인후과 중이 고실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춘해병원 제공

어지럼증은 성인 25%가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국내 어지럼증 환자는 지난해 100만 명에 육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어지럼증 및 어지럼 진료환자’는 97만 9640명이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

어지럼증은 말초 및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귀 이상,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원인에 따라 어지럼증의 양상도 다양하다. 사물이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의 ‘현훈’은 주로 내이 이상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과 같은 질환이 있다.

이석증은 60세 이상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돌렸을 때 약 30초 이내의 심한 현훈이 나타난다. 약물 치료와 전정 재활훈련을 받으면 대부분 1~2주 이내에 완치된다.

메니에르병은 30분 이상의 심한 현훈이 난청·이명과 동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난청과 이명에 대한 주의 깊은 치료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전정신경염은 약물과 전정 재활 치료로 완치 가능하다.

뇌졸중·빈혈·심장질환·저혈당 등으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부족할 때 발생하는 ‘실신성 어지러움’은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이나 아득해지는 느낌이 든다. ‘균형 장애에 의한 어지러움’ 환자는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증상이 없지만 서 있거나 걸을 때 중심을 잃고 쓰러진다. 주로 소뇌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심리적인 원인의 ‘심인성 어지러움’ 환자는 몸이 붕 뜬 느낌과 넘어질 것 같은 느낌, 머리 안이 도는 느낌처럼 애매모호한 증상을 호소한다. 공황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심한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한다.

어지럼증 환자가 전정 기능 검사를 받고 있다. 춘해병원 제공 어지럼증 환자가 전정 기능 검사를 받고 있다. 춘해병원 제공

■4개 과 협진으로 원스톱 진료

‘공황장애 병력이 있던 30대 여성이 1시간 이상의 현훈과 심한 두통·이명으로 병원을 찾았다. 청신경 종양 감별을 위한 MRI 검사에서 좌측 소뇌의 뇌경색을 확인했고, 신경과와 협진해 골든타임 내에 치료했다. 말초성 어지러움이나 공황장애에 의한 심인성 어지러움으로 진단했다면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 있었다.’

이처럼 어지럼증은 발생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들은 원인을 찾기 위해 이비인후과, 신경과 등의 진료과를 반복 방문하고 중복해서 검사받는 경우가 많아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

이에 춘해병원은 해당 과의 의료진이 함께 진료하고 치료하는 ‘어지럼증 센터’를 개설해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비인후과, 신경과, 신경외과, 심장내과 전문의들이 유기적으로 협진해 1~2시간 안에 원인을 찾는다. 진단을 위해 반고리실 검사실, 평형검사실, 눈운동어지럼증검사실, 전정신경검사실, 청력검사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신경과의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필요한 경우에는 CT와 MRI 검사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춘해병원 어지럼증 센터 이영선 센터장은 “어지러움 환자의 대부분은 말초성 원인이지만, 약 10%는 뇌졸중과 뇌출혈 같은 중추성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중추성 원인일 경우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타민D 부족하면 이석증 위험

어지럼증 질환 중 가장 흔한 이석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비타민D의 감소이다. 정상 범위가 30~100ng/ml(혈중 농도)인데, 우리나라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로 국민의 80% 이상이 비타민D 부족을 보이고 있다. 비타민D는 적절하게 햇볕을 쬐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개 여름철에는 30분 정도, 겨울철에는 2~3시간 정도 햇볕을 쬐면 충분하다. 비타민D를 생성하는 자외선 UVB는 유리창을 통과할 수 없으므로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해야 한다.

버섯과 같은 음식을 통해서도 섭취가 가능하다. 비타민D 주사는 1회 20ng/ml 증가한다. 비타민D 결핍 상태에서는 하루 4000IU 이상의 용량을 섭취해야 권장 수치에 도달하므로 적절한 경구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선 센터장은 “병원에서 시행하는 모든 이학적 검사와 방사선 검사에서 어지러움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심리적 원인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코로나 이후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런 원인에 의한 어지러움 환자 또한 증가 추세다”고 말했다. 이어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뇌졸중이나 난청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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