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년 전 한국서 처음 커피 마신 날 ‘부산은 커피데이’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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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해은일록> 속 ‘갑비차’
부산서 한국 최초 커피 음용 기록
음용일에 지역 사투리 어감 더해
근대 쌀 창고 활용 카페서 행사
커피 챔피언 토크쇼·토론회 개최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 포스터.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 포스터.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오시(午時) 정각에 윤정식 집을 방문했다. 조금 있다가 당소의(唐紹儀)가 해관에 왔다. 갑비차(甲斐茶), 일본 우유, 흰 설탕 큰 종지로 하나와 궐련 1개를 대접받았다. 미시에 해관에 돌아와서 업무를 보았다….”

1884년 음력 7월 27일 부산해관 감리서 서기관 민건호는 〈해은일록〉에 이 같은 기록을 남겼다. 〈해은일록〉은 민건호가 29년 동안 쓴 일기로, 이날 기록은 지금까지 발견된 한국인 최초 커피 음용 기록(부산일보 2021년 9월 17일 자 2면 보도)이다.

‘커피도시 부산’이 민건호의 한국인 최초 커피 음용기록의 역사성을 살려 ‘부산은 커피데이’를 연다. 음력 기록인 7월 27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9월 16일인 만큼, 오는 16일 오후 4시 부산 중구 중앙동 노티스에서 ‘부산 커피데이’라는 뜻에 ‘부산은 커피(도시)다’라는 사투리 어감을 살려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가 개최된다.


부산시는 한국인 최초 커피 음용기록의 역사성을 살려 오는 16일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를 연다.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3회 부산커피쇼’ 행사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는 한국인 최초 커피 음용기록의 역사성을 살려 오는 16일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를 연다.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3회 부산커피쇼’ 행사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은 커피데이’는 부산시와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주최하고,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은 커피데이 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앞서 〈부산일보〉는 2021년 ‘부산은 커피도시다’, 2022년 ‘지속가능한 커피도시 부산’, 올해 ‘커피 음용 140년, 부산을 커피허브로’ 연속 보도를 통해 커피도시 부산의 역사성과, 커피도시로서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행사 장소인 노티스는 근대 쌀 창고가 카페로 재탄생한 곳이다. 민건호가 근무했던 부산해관(현 부산세관)과도 가깝고, 근대 역사를 엿볼 수 있어 행사 장소로 낙점됐다.

부산 베르크 로스터스 김석봉 대표의 사회로 ‘부산은 커피데이’ 선포식, 토크쇼, 부산 커피챔피언과 드립 체험 등이 이어진다.

‘부산 커피 이즈 굿’을 주제로 월드 커피 챔피언이 참석하는 1부 토크쇼에 이어, 2부 토크쇼에는 커피와 관련된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의 의미를 짚는다. ‘커피공간의 장소적 가치와 가능성’(부산문화재단 원향미 선임연구원), ‘로컬 커피 브랜드와 문화 예술의 페어링’(필로아트랩 이지훈 대표)을 주제로 발표와 전문가 토론이 이어진다.

특히, 국내외 커피대회에서 우승한 부산 커피 챔피언이 이날 한자리에 다 모인다. 문헌관(2022 월드컵 테이스터스컵 챔피언), 추경하(2021 월드컵 테이스터스컵 챔피언), 김정진(2022 이카와코리아 로스팅 챔피언), 정형용(2019 코리아 브루어스컵 챔피언), 조현우(2022 코리아 커피리그 마스터 오브 브루잉 챔피언), 최우영(2023 월드베스트 빈 다크 1위) 등 챔피언 10명이 커피 드립을 시연한다.

부산은 커피데이 추진위원회 김정진(뉴스커피 대표) 위원장은 “부산이 왜 커피도시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로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부산이 커피도시로서 역사성과 의미를 갖춘 도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시는 한국인 첫 커피음용도시 140주년을 맞는 내년 ‘부산은 커피데이’ 행사 규모를 확대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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