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장? ‘전 구청장’ 선봉 세워 총선 9석 노리는 민주[PK 총선 일타강의]
[PK 총선 일타강의] (21) 민주, 구청장 출신 효과는
서은숙·홍순헌·최형욱 등 물망에
행정 경험·조직력·인지도 경쟁력
국힘 공천 갈등 땐 대약진 가능성
친명 리스크·보수세 등 극복 관건
부산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현재 부산 18개 의석 중 절반인 9개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 민주당이 목표 의석수를 현재 3석에서 대폭 높인 데에는 주력 카드인 ‘구청장 출신’에 대한 기대감이 한몫한다. 이들이 4년간의 풀뿌리 행정으로 키우고 다진 인지도와 조직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출마 예정자가 몰리고 있는 부산 국민의힘 공천 과정 중 분열이 일어나는 지역구에서 이들의 경쟁력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현재 3석(사하갑 최인호·남을 박재호·북강서갑 전재수)에서 6석을 더 가져와 부산 의석 절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찌감치 총선 채비를 갖춰온 부산 민주당엔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 청와대 행정관 등 다양한 출신의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중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 겸 부산시당위원장(부산진갑), 홍순헌 지역위원장(해운대갑), 최형욱 지역위원장(서동), 이성문 지역위원장(연제),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사하을) 등 구청장 출신들이 특히 유력 주자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당 최고위원인 서 시당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지근거리에서 활동하며 중앙 무대에서 ‘스피커’로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최고위원직을 수행하며 구청장 시절부터 굳혀온 지역 지지세 또한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서 최고위원이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만큼 가속하는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지역 대형 현안에 대해 시당위원장으로서 민주당 중앙당과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는 지적도 풀어내야 할 숙제다.
최 전 구청장은 최근 총선을 앞두고 ‘도시와 미래’라는 원도심 연구소를 열고 정책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수석대변인을 맡으며 부산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키워가고 있다. 동구에서 구청장을 지내며 오랜 기간 굳혀온 지역 장악력 또한 만만찮아 당내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홍 전 구청장은 여야를 불문하고 구정을 잘 이끈 구청장으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행정 속도감과 추진력으로 구민 민원 해결에 앞장서 지역 내 인지도 만큼은 야당 인물 중 손에 꼽힐 정도다. 최근 시당에서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당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만 그의 지역구가 부산에서 보수세가 특히 강한 해운대갑이라는 점이 최대 걸림돌로 예상된다. 홍 전 청장은 “서서히 무당층이 넓어지는 데다 구민들이 ‘일 잘하는 사람’을 우선 순위로 꼽는 만큼, 평가 면에서 승산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 전 구청장과 김 전 구청장도 연제구와 사하을 지역에서 지역민과의 보폭을 넓혀가며 각각 지역구 출마 유력 후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부산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실과 중앙부처, 당 지도부 출신 등 무게감 있는 인물이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면서 일각에서는 ‘구청장 출신’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부산 여당의 치열한 공천 경쟁이 민주당에 되레 득이 될 것이란 시선도 적지 않다. 지역구별로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상되는 데다 당내 분열 역시 전망되는 만큼 안정적인 지역 지지세와 행정 경험을 갖춘 야당 구청장 출신들의 경쟁력이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은숙 시당위원장은 “구청장 출신 인사들은 행정 경험이 풍부한 데다 지역 인지도와 구민들의 평가 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마지막까지 개인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는 게 관건이다. 부산 의석 절반 확보를 위해 지역 민심 굳히기에 최대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