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또래 살인’ 이전 살해 시도 두 차례 더 있었다
중고거래 앱 통해 대상자 물색
10대 남성 채팅 후 만남 미성사
20대 여성은 접근 뒤 범행 불발
경찰, 살인예비 혐의 2건 추가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정유정(23)이 참혹한 범행을 저지르기 불과 며칠 전, 범행 대상을 물색해 두 차례나 살인을 저지를 것을 계획했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유정에 대한 살인예비 혐의 2건을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살인을 저지르기 며칠 전 온라인 중고거래 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며 여러 명에게 채팅을 시도했다. 이중 채팅이 이어진 10대 A 군과 20대 여성 B 씨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한다.
정유정은 살해를 저지르기 며칠 전인 지난 5월 말, 온라인 중고거래 앱을 통해 10대 A 군에게도 채팅을 시도했고, 이후 약속 장소를 정해서 불러 내려 했다. 그러나 정유정의 대화 내용이 부자연스러워 이를 수상히 여긴 A 군이 대화를 중단해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실제 만남에 실패한 정유정은 이후 같은 중고거래 앱 채팅을 통해 20대 여성 B 씨에게 접근했다. 정유정은 B 씨를 북구의 한 산책로로 유인해 살인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주변에 행인이 있어 범죄 실행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B 씨를 만날 때 정유정은 배낭을 메고 있었고 이후 저질렀던 살인 행위와 행적 등을 미뤄보아 흉기를 소지하거나 살인 도구 등을 준비해 B 씨를 만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한다. 이들 모두 과외 앱이 아닌 중고거래 앱 채팅 기능을 통해 대화가 이뤄졌다. 정유정은 중고 물건 거래가 아니라 가벼운 만남을 요청하는 대화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유정이 지난 5월 26일 20대 여성을 살해하기 전 보인 수상한 행적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여왔다. 정유정의 휴대전화와 PC, 채팅 기록 등의 포렌식 결과를 토대로 여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2건의 행적이 살인예비 혐의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구치소에 있던 정유정을 만나 수사를 진행했고, 정유정은 2건의 범행 당시 흉기 소지 여부 등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유정의 범행을 미뤄볼 때 살해 전 범행 대상을 한참 물색했고, 흉기 등 살인을 준비하고 피해자들을 만난 것으로 추정돼 살인예비 혐의로 송치했다”며 “추가로 여죄가 확인된 바는 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50분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피해자(26)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남 양산 낙동강변 인근에 유기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정유정은 피해자를 물색하기 위해 무려 54명의 과외강사에게 접촉했고,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등 살인을 암시하는 메모를 적기도 했다.
정유정의 첫 공판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