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6000억 투자해 친환경·스마트 시장 주도권 잡는다
무탄소 연료추진 시스템 개발에 4000억
완전자율운항 선박 기술 확보에 2000억
2040년 ‘매출 30조, 영업이익 5조' 목표
한화오션이 친환경‧자율운항선박을 앞세워 미래 조선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국내외 경쟁사를 압도하는 ‘초격차 기술력’을 무기로 선두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 도약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총 2조 원을 투자해 2040년까지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5조 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관건은 기후 위기와 환경 규제에 대응할 차별화된 친환경‧디지털 경쟁력 확보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까지 30%, 2050년까지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무(無)탄소 추진 시스템’ 기술력 확보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선급들로부터 ‘암모니아’ 추진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 인증(AIP)을 획득했다. AIP는 기본설계의 적합성을 검증받는 절차다. 국제적인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기술 상용화의 첫 단추가 된다.
암모니아는 전 세계 조선해운업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친한경 에너지원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데다, 공급 안정성과 보관·운송·취급도 쉽다.
한화오션은 여기에 공기윤활장치, 스마트십 솔루션, 로터세일(풍력을 이용해 선박 연료를 절감하는 장치), 탄소포집창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을 집대성해 진정한 ‘그린십’을 완성했다. 그립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고효율 친환경 선박을 가리킨다.
특히 주력 선종이 될 LNG 운반선은 운항 환경에 따라 암모니아와 천연가스를 각각 또는 동시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암모니아만 공급할 때는 탄소 가스 배출량이 ‘0’이 된다. 암모니아와 천연가스를 혼합할 경우, 선내 화물창에서 자연기화되는 천연가스를 모두 추진기 연료로 재활용해 효율을 극대화한다. 천연가스만 사용해도 기존 엔진 대비 메탄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선박수중방사소음 저감 분야에서도 한화오션은 단연 선두권이다. 수중방사소음은 해양 포유류, 어류 등 해양 생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근 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규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사안이다.
2014년 특수선용 수중방사소음 계측시스템을 국산화한 한화오션은 2020년 상선용 수중방사소음 계측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2021년부터 노르웨이 선급인 DNV와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조선소 최초로 원거리와 근거리에서 수중방사소음 계측과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 인증을 득했고, 이번에 측정기관으로 공인됐다.
한화오션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4000억 원을 들여 메탄올, 수소 기반 ‘친환경 추진 시스템’과 이산화탄소‧수소운반선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미래 먹거리가 될 스마트선박 기술 확보에도 최소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를 토대로 2025년 내 ‘커넥티드십(Connected Ship)’을 우선 선보인다. 이는 육지에서 원격 운항관제가 가능한 선박으로 그동안 축적한 선박 운항 데이터에 거대 사물 인터넷(IoT)을 융합한다. 이어 2030년까지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레벨 4’ 수준의 솔루션까지 구현한다는 목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2.3조 원에 달하는 누적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면서 “과감한 재투자로 선주들의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