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한산대첩축제 한여름 땡볕 벗어나나
통영시, 개최 시기 조정 시민 공청회
2000년부터 실제 전투일 전후 개최
급속한 기후변화, 변경 지적 잇따라
속보=경남 통영시가 한산대첩축제 개최 시기 조정(부산일보 8월 29일 자 22면 보도)을 위해 시민여론 수렴에 나선다.
통영시는 오는 18일 통제영역사관에서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공청회는 8월 한여름에 열리고 있는 축제를 이대로 고수할지, 급속한 기후변화에 맞춰 10월 전후 가을로 변경할지 시민과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다.
현장에선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류태수 대표 발제에 이어 패널 4명과 전문 퍼실리테이터(참여자 숙의를 통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조력자)가 참여하는 토론회가 진행된다. 이후 배석한 시민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갖는다.
통영한산대첩축제는 1592년(선조 25) 8월 14일(음력 7월 8일) 통영시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크게 무찌른 한산해전 승전을 기념하는 축제다.
이순신 테마 이벤트 중 가장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축제로 1962년 4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제62회째를 맞았다.
문제는 시기다. 1회(1962년)부터 3회까진 4~5월에, 4~38회는 9~10월에 열렸다. 8월로 옮긴 건 한산대첩축제와 해군해상위령제, 한려수도바다축제가 통합한 2000년 39회부터다.
한산대첩이 실제로 일어났던 날에 맞춰 역사성과 정체성을 살리자는 의도였다. 휴가철이라 관객 동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점도 반영됐다.
하지만 불볕더위가 절정일 때라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주최 측도 이를 의식해 주요 프로그램은 대부분 해가 진 이후에 배치하며 야간축제로 변화를 꾀했지만, 불볕더위에 달아오른 열기를 삭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시는 “한산대첩축제를 가을로 옮기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축제 정체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