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악단과 손열음이 들려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잉키넨 지휘로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 협연
바그너 곡·베토벤 교향곡 7번 연주도 기대
부산시민회관 개관 50주년 기념 19일 공연
연주 실력은 물론이고 연주 외 활동에서도 상당한 재능을 발휘하며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손열음(37). 그가 오는 19일 독일 남서부를 대표하는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의 내한 순회공연 협연자로 부산 관객을 만난다. 지휘봉은 2022년 1월부터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을 겸임하고 있는 피에타리 잉키넨(43)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겸 예술감독이 잡는다.
손열음이 들려줄 곡은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이 곡은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임윤찬이 연주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던 곡이다. 피아니스트들에겐 최고의 난곡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 라흐마니노프의 초월적 의지를 반영한다. 더욱 원숙해진 손열음의 협연은 특유의 과감한 접근으로 기교를 돌파하고 피아노의 미감을 살리는 연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열음은 2021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심포니 콘서트에서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와 한 무대에 선 적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했고,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 콩쿠르 위촉 작품 최고 연주상 등을 받으며 국제무대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2018~2022년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제62회 페루치오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예선 심사위원장으로도 위촉됐다.
부산시민회관 개관 50주년을 기념해 올리는 이번 공연은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와 피에타리 잉키넨의 지휘로도 주목된다.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는 2007년 독일 정부 시책으로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과 카이저슬라우테른 방송교향악단이 합병한 오케스트라로 고전과 낭만주의, 20세기 음악과 동시대 음악까지 활발하게 다루며 레퍼토리 폭이 상당히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첼로나 더블베이스 같은 저음 현 파트를 잘 소화하는 오케스트라로 정평이 나 있고, 관악 파트의 풍성함으로 깊이감을 더한다.
이번 부산 공연에선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 서곡과 베토벤 교향곡 7번을 들려준다. 바그너는 피에타리 잉키넨의 장기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핀란드 출신의 잉키넨은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바그너 전문가’로 불린다. 2021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발퀴레’를 지휘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지휘했다. 오는 11~12월에는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에서 바그너의 ‘탄호이저’를 지휘할 예정이다.
2부에서 연주할 베토벤 교향곡 7번은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의 핵심 레퍼토리다. 리스트가 ‘리듬의 화신’이라 부르고, 바그너가 ‘춤의 화신’이라 불렀던 곡인 만큼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가 들려줄 역동적인 리듬을 기대하게 된다.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는 함부르크 발레단과 매년 이 작품을 컬래버래이션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번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의 내한 순회공연은 5년 만이다. 손열음은 지난해 부산마루국제음악제 개막 공연 협연(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021년 피아노 리사이틀(영화의전당), 2019년 부산시향 제549회 정기 연주회 협연(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등 2009년 부산시향 협연(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처음 부산을 찾은 이래 여러 차례 연주했다.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with손열음=19일 오후 7시 30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지휘 피에타리 잉키넨. 연주 도이치방송오케스트라. 협연 손열음. 입장료 V석 16만 원, R석 14만 원, S석 11만 원, A석 8만 원. 문의 (재)부산문화회관 051-607-6000.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