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안하냐” 폭행… 갈비뼈 골절만 30곳
“피고인 역시 딸 출산해 경제적 곤궁,
스트레스로 우발적 범행 이른 것 추정”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청사. 부산일보DB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친모를 네 달간 지속적으로 폭행해 끝내 목숨을 잃게 한 딸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진재)는 14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1월 23일 낮 12시께 피해자인 어머니 50대 B 씨의 뺨을 수차례 때리는 등 올해 1~4월 일주일에 2~3차례 어머니를 폭행해 지난 4월 22일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 씨가 시각장애인인 것처럼 행동하며 씻지 않고,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을 휘둘렀다. 바지에 소변을 본 뒤 속옷을 갈아입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뺨을 때리기도 했다.

딸의 이 같은 폭행으로 친모인 B 씨는 양쪽 갈비뼈 골절이 30군데나 발견됐다. B 씨는 중증 지적장애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A 씨는 어머니를 돌보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었고, 결과적으로 생명을 잃게 돼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고인 역시 딸을 출산해 경제적 능력이 없던 상황에서 스트레스로 우발적 범행에 이르게 됐고,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