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부는 위스키 열풍 ‘전통의 강호’ 와인까지 삼킬까
하이볼 유행 번지며 인기몰이
추석 앞둔 위스키 세트 매출
와인 세트 90% 까지 맹추격
유통가 너도나도 위스키 판촉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이볼’이 유행하면서 베이스가 되는 위스키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추석을 앞두고 위스키 선물 세트의 매출이 전통의 와인 선물 세트를 위협하는 이유다.
14일 국세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는 출고가액을 기준으로 192억 원이다. 2년 전인 2021년 58억 원보다 231% 상승했다. 위스키 시장 규모는 다른 주류에 비해 아직 작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맥주는 14.4%, 희석식 소주는 12.4% 증가한 것과 비하면 성장 속도만큼은 엄청나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홈술’이 유행하며 고급 주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M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모은 하이볼이 대표적이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토닉 등 음료를 섞어 만든다.
이마트 명절 위스키 세트 매출 증가율은 2020년 16.3%에서 2021년 39.5%, 지난해엔 17.8%로 오름 폭이 커졌다. 5년 전만 해도 와인 선물 세트의 절반 수준이던 위스키 선물 세트 매출은 지난 설에는 90%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대표적인 고급 주류로서 명절이나 특별한 날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았던 와인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이다.
롯데마트의 추석 위스키 세트 매출 증가율도 2020년 40%, 2021년 85%, 2022년 35%로 매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롯데마트는 이번 추석에 주류 선물 세트의 40%가량을 위스키 상품군으로 꾸렸다. 위스키 상품군의 확대로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약 10% 증가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이 지난 8일부터 시작한 추석 선물 세트 본행사 판매 기간 중 주류 상품군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140% 올랐다. 이는 선물 세트 카테고리 중 건강(홍삼, 비타민 등), 정육(한우, 갈비 등) 상품군에 이어 3위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최근 한 달간 위스키와 와인 세트 매출도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탄 유통가는 올 추석 선물 세트로 위스키를 앞다퉈 추천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 추석 처음으로 위스키 세트에도 예약 프로모션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선물 세트 예약이 끝난 후 10여 일간의 짧은 기간에만 운영했지만, 예약기간을 늘리고 다양한 세트를 준비했다.
롯데마트 역시 프리미엄 위스키 매출 강화에 초점을 뒀다. ‘고든맥페일’에서 만든 위스키 9개 품목과 쉐리 캐스크 숙성의 명가 클랜파클라스 증류소에서 생산된 ‘글렌파클라스 25년 코리아 에디션’을 선보인다. 조니워커 블루 라벨과 같은 유명 브랜드의 프리미엄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