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눈동자 방향 제각각 ‘소아 사시’ 치료 골든타임은?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부산성모안과병원
시력 완성되는 만 7~8세 이전에 발견·치료해야
간헐외사시, 피곤할 때만 증상 나타나 주의 필요
두 눈동자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은 경우를 ‘사시’라고 한다. 사시는 유아와 소아·청소년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아이들에게 흔한 질환이다. 사시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두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을 방해하는 굴절이상이나 약시, 뇌의 이상, 눈 근육 및 신경 이상, 유전질환, 한쪽 시력이 안 좋은 경우 등이다.
부산성모안과병원 김선아 원장은 “영유아 시기에 스마트폰 등 가까운 곳을 오랫동안 보게 되면 조절 작용이 과다해져 근시 발생이 빨라지고 눈 피로도를 증가시켜 기존 사시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후 3~4개월에도 눈을 잘 맞추지 못하거나, 피곤할 때 초점이 맞지 않는 경우, 대화할 때 다른 곳을 보는 느낌이 드는 경우, 고개를 기울이거나 옆으로 돌려서 보는 경우,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햇빛에 나가면 한쪽 눈을 찡그리는 경우는 사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사시가 있다면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사시안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는지 살펴본다. 그 후 사시 각도를 측정하고 안구운동검사와 입체시 검사를 통해 사시의 정도를 평가하고 치료계획을 세운다. 약시가 있으면 하루에 몇 시간씩 시력이 좋은 눈을 가려서 약시가 있는 눈으로 사물을 보도록 도와줘야 한다. 가림 치료는 어릴수록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사시인 간헐외사시는 평소에는 정상이지만 피곤하거나 멍하게 있을 때 한쪽 눈이 바깥쪽을 향하는 증상이다. 항상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보니 알아차리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늦지 않게 발견하면 안경 착용, 가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방법으로 개선이 어려우면 수술적 치료를 한다. 수술은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의 균형을 조절해 안구 위치를 바로잡는 치료법이다. 수술은 보통 만 4세 이후부터 시행하지만, 증상과 빈도에 따라 수술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내사시는 한쪽 눈이 항상 코 쪽으로 몰려 있는 항상내사시로 진행되기 쉽다. 한쪽 눈만 내사시가 있는 경우는 정상 시력으로 발달하지 않을 위험이 크고 입체시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영아기에 심한 내사시로 진단받으면 2세 이전에 수술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이들의 경우 코 부위의 피부가 눈의 흰자를 덮고 있어 사시가 아닌데도 눈이 가운데로 몰려 보이는 경우도 많다. 아이의 눈 위치가 다른 아이들과 달라서 걱정되거나, 영유아 검진에서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소견을 받으면 안과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김선아 원장은 “시력은 만 7~8세 이전에 완성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스트레스 등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6개월마다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