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범행 주장하던 정유정…첫 공판서 계획 범행 인정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정유정(23)이 공판 준비기일 때와 달리 첫 공판에서 계획적인 범행이었음을 인정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18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정유정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면서 앞서 진행된 공판 준비기일 때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언급하면서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는 내용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유정은 지난달 28일 2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다”라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는데 이를 번복한 것이다.
검찰이 제시한 200여 개의 증거 사용에도 동의했다. 검찰이 정유정의 동선, 범행 대상 물색 방법, 범행 준비·실행 과정 등을 수사한 결과 이번 범행이 단독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정유정은 이날 공판에서 침묵을 유지한 채 본인의 인적 사항과 주소 등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짧게 “네” 정도의 답변만 했다. 정유정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계획적 범행 여부에 대한 입장이 바뀐 이유에 대해 함구했다. 다음 공판은 10월 16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재판부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신림동 등산로 살인 사건’ 등을 언급하며 이례적으로 자극적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신림동 사건 이후 마음이 무겁다”며 “관심을 끄는 보도까지는 좋은데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야지 범행을 유발하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