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에도 도로명 주소 생긴다
대신공원 숲길 3km 구간
서구청, 부산서 첫 사업 추진
응급 상황서 신속 대처 가능
부산에서는 최초로 숲길에도 ‘○○로’ 같은 도로명 주소가 생길 전망이다. 도로명 주소로 위치를 파악하는 게 쉬워지면 숲길 이용자의 위치 찾기를 비롯해 산불, 실족 등 숲길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구조, 대처가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 서구청은 18일 ‘(가칭)대신공원숲길 도로명 주소 부여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 선정에 따른 것인데, 숲길에 도로명 주소가 부여된다면 부산에서는 처음이다.
도로명 주소 부여 대상은 서대신동의 대신공원 관리사무소~내원정사 사이의 3km 숲길이다. 서구청은 올해를 시작으로 숲길 도로명 주소 부여 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숲길은 뚜렷한 도로명 주소가 없어 ‘주소 사각지대’였다. 도로명 주소 대신 국토를 가로·세로 10m 간격으로 구획한 지점마다 부여한 국가지점번호로 숲길 위치를 표시했지만, 생소한 표기 방식인 데다 인지도가 낮아 실효성에 한계가 많았다. 이 때문에 숲길 이용자가 다치거나 산불을 목격하는 등 비상시에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특히 서구는 천마산, 시약산, 구덕산 등 여러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징을 갖고 있어 숲길 이용자가 많은 만큼 안전 문제가 중요한 과제였다. 이번 숲길 도로명 주소 부여 사업이 완료되면 숲길 이용자는 다른 시내처럼 포털 지도, 등산 앱 등에서 자신의 위치와 숲길 내 시설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서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서구청은 매점, 화장실 등 사업 구역 내 숲길 주요 시설물에 사물 주소를 부여하는 등 숲길 이용자가 더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다음 달 숲길 정보 DB 구축을 완료하고 오는 11월까지 숲길 도로명 부여 사업을 마무리한다.
서구청 관계자는 “올해 대신공원숲길을 시작으로 시범 운영을 통해 추가로 숲길 도로명 주소 부여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숲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숲길 도로명 주소 부여는 2021년 행안부의 주소 체계 고도화 및 주소 산업 창출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다. 숲길, 지하상가 등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도시 곳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다. 경남 거제시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행안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계룡산둘레길 등 5개 구간 숲길에 도로명 주소 부여를 완료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