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첫 5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 배경과 의미는
현대차 노조, 임단협 찬반투표 가결… 58.8% 찬성
역대급 임금 인상·파업에 부정적 대외 여론 등 작용
대립적 노사관계 탈피 “발전적 노사관계 구축 기대”
현대자동차 노사가 사상 처음 5년 연속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하면서 발전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기대를 모은다. 회사의 역대급 임금 인상과 파업에 부정적인 대외 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지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자 3만 8603명(투표율 86.47%) 중 2만 2703명(58.8%)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했다. 이는 1987년 현대차 노조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번 무분규 타결로 기존의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노사관계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안정적 노사관계로 선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 성장과 고용 안정을 기반으로 노사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자동차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합의안은 기본급 11만 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을 비롯해 성과금 300%+800만 원, 격려금 100%+250만 원, 전통시장상품권 25만 원, 주식 15주 지급 등을 담았다. 여기에 출산·육아 지원금 대폭 확대, 기술직(생산직) 800명 추가 채용 등이 포함됐다.
기본급 인상 규모가 11만 원을 넘은 것은 현대차 교섭 역사상 처음이다. 종전 최고 수준이던 지난해 교섭 당시 10만 8000원 인상을 넘긴 것이다.
현대차는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조 830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9.52% 늘었다.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조 2497억 원, 4조 2379억 원인데, 영업이익이 4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대 실적에 조합원 기대치가 높아졌고, 회사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으로 화답한 것이다. 지난 4년간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주고받을 것은 주고받는다’는 분위기가 교섭 틀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또한 현대차 노조의 파업 관행에 대한 부정적 대외 여론이 노사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20일 올해 임단협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