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경남, 한국 전통 문화 선도… 후진 양성해 맥 이어야”
문화콘텐츠산업 6개 분야 압축 전략
자연환경·문화유산 우수성 강조
“추진 사업·조직, 과감한 정비 필요”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통해 경남의 역량을 한단계 상승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최고 책임자로 취임한 김종부(71) 원장.
김 원장은 “경남은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꽃 피우고 선도해 왔다”면서 “문화예술진흥원의 고유 사무는 경남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콘텐츠사업 육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민선 8기 경남도정의 문화예술 정책 방향을 현장에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문학, 음악, 미술 등 한국의 문화예술계 거장들이 경남에서 태어나고 활동 무대가 경남이었는데 후진들이 그 맥을 이어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이제부터라도 우수한 문화예술계 후진을 양성해 그 전통을 계승하는 기반과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경남 지역 문화콘텐츠산업을 6개 분야로 압축해 블루오션 전략으로 개척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현안 사업으로 80억 원을 들여 지역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진주시 가좌동 경상국립대에 건립하고 있다. 내년 3월이 완공 목표다. 또 경남 글로벌게임센터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에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센터가 준공과 함께 본격 운영되면 경남도 내 다양한 콘텐츠 분야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그는 “경남의 문화예술 역량은 인프라가 풍부한 수도권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수려한 자연환경과 찬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상위권에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전문예술법인이 두 자릿수를 지키고 있고 문화콘텐츠산업 사업체 수 5위, 매출액 8위, 종사자는 현재 6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농촌 지역인 합천군 덕곡면에 소재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위치 논란은 개원 때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구가 많은 창원시, 김해시 등 동부 경남이나 문화예술인이 많은 진주시 등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김 원장은 “문화예술진흥원 청사 이전 논의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면서 “공공기관 위치가 한 번 정해지고 나면, 다시 이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현 청사는 대구시장인 홍준표 전 도지사가 졸업한 초등학교 폐교터로 개원 직후부터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청사 인근에는 식당 한 곳도 없는 시골로 직원들의 근무 환경도 열악하고 장거리 차량 출퇴근으로 업무 능률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경남 전역에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외진 곳에 있어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이전을 바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향후 대책에 대해 “일부 여론 주도층을 중심으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이전에 대한 방침이나 위치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로 지난 10년간 성과를 분석하고 미래 10년을 위한 운영 방향을 재설정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추진 사업 실적이 부진했거나 변화 속도가 느린 조직은 과감히 재정비해 홀로설 수 있는 진흥원의 미래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 원장은 1985년 경남도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창원시 문화공보담당관, 경남도 문화체육과장, 옛 마산시 부시장, 창원시 제2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