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 시간문제?… 국내 주유소 기름값 들썩이나
사우디 등 감산 원유 공급 부족
브렌트유 3월 저점 후 30% 올라
국내 주유 매출도 10% 연쇄 증가
현재 유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돌파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연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여파로 원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지역의 원유 현물가격은 이미 100달러를 넘었는데, 현 유가 수준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기차 보급 등 변수 속에서 장기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로 10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 종가는 이날 91.4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0센트(0.53%) 오른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브렌트유는 원유 소비가 사상 최대로 급증한 상황에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지난 3월 저점 이후 30% 이상 오른 상황이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오는 12월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의 석유 수출 규모 축소를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3개월 연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공급 부족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939만 3000배럴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배럴당 100달러 돌파 여부와 시점 등을 놓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브렌트유는 중국 경제 호황에 따라 2008년 2월 처음 100달러를 돌파했고,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크게 올라 여러 차례 120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현재 유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씨티그룹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외하면 수요 증가보다 공급 증가가 빠르기 때문에 90달러대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유가 급등으로 지난달 주유 매출이 전월보다 10%가량 증가하는 등 국내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BC카드는 19일 국내 주요 업종의 매출 증감 동향을 분석한 결과 8월 주유 매출은 전월 대비 10.4% 증가했다. BC카드 관계자는 “고유가가 지속됐지만 완만하게 상승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단기간 내 급등으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