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체포안·한덕수 총리 해임안 21일 동시 표결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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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 땐 가결
167석 민주 표심에 결과 달려
민주 내 체포안 부결 주장 거세
비명계 “특권 포기 약속 지켜야”
이 대표 계속 단식, 부결 힘 실어
민주, 해임안은 가결 당론 정해
국힘 표결 불참·대통령 거부 예상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표결도 예상된다. 여야가 상대 진영을 향해 ‘물타기용’이라고 비난한 두 안건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표심에 따라 통과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는 1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국회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체포동의 요청서)을 보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체포동의안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은 국회 제출 뒤 첫 본회의에 보고된다. 이에 따라 20일 본회의에서 두 안건이 보고될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체포동의안과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무기명 표결에 부쳐져야 한다. 21일 본회의에서 두 안건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표결할 수 있다. 두 안건 모두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나오면 가결된다.

이번 표결은 167석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표심에 따라 결과가 갈릴 전망이다. 해임건의안의 경우 국민의힘은 표결 자체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 가결 방침을 정한 상태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가결돼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박진 장관과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도 수용하지 않았다.

체포동의안의 경우 민주당이 부결로 기울고 있다. 특히 친명(친이재명)의 부결 주장이 한층 강해졌다. 친명계인 김의겸 의원은 1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반드시 부결시켜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가결시켰을 때가 부결시켰을 때보다 후폭풍이 100배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에선 이 대표 지지자들이 소속 의원들에게 부결을 요구하는 문자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보내고 있다.

민형배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부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부결 당위성이 워낙 커져서 가결시키려고 생각을 갖고 있던 분들이 혹시 있었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사실 때문에 가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이 ‘회기 중’에 작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이 나와야 약속을 지킨다는 주장이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19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가결 입장을 직접 이야기)하는 게 제일 낫다”면서 “그렇게 되면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대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입원 중인 병원에서도 수액치료를 받으면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내 분위기를 봐서는 가결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부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문병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방문이 단식의 ‘출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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