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권력’ 된 일론 머스크 세계 정상들 앞다퉈 러브콜
올 들어 한국 등 5개국 정상과 공식회동
테슬라 공장 유치·항공산업 협력 요청
NYT “범접할 수 없는 권력 행사 우려”
‘우주 권력’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를 향한 세계 각국 정상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정상들은 테슬라의 전기차·배터리 공장 투자와 스페이스X의 우주 사업 협력 등을 요청하고 있다.
올해 들어 18일(미국 시간 기준) 현재까지 머스크는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정상과 공식적으로 회동해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국 뉴욕 튀르케비센터(터키하우스)에서 머스크 CEO를 만나 자국 내 공장 건설을 요청했다. 또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 등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지난 6월 방미 때 머스크 CEO를 직접 만나 저가 전기차 생산 공장을 인도에 설립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현재 인도는 테슬라를 위해 전기차 수입에 부과되는 관세를 15%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30만 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까지 2000만 대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연말까지 새 공장 입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지난 5월 밝힌 바 있다. 현재 테슬라는 세계 각지에 공장 6개를 가동 중이며 멕시코에 7번째 공장을 짓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6월 유럽 방문 당시에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만나 테슬라 공장 유치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머스크와 만난 데 이어 올해는 5∼6월에 한 달 간격으로 두 차례나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머스크와의 만남에서 지속해서 자동차·배터리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머스크를 만났다. 윤 대통령은 당시 “한국이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사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며 투자를 요청했다.
머스크는 지난 7월에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화상회의를 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새 기가팩토리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유치할 경우 고용 창출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막대한 데다 지역 자체를 홍보하는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에 세계 여러 정상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우주 사업 등을 앞세워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미국 등 각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