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 유통 이력 추적부터 AI 맛 감별까지” 커피와 블록체인이 부산서 만났다
스마트 물류 협업 플랫폼 발족식
3년간 118억 원 들여 실증 사업
객관적 데이터 관리로 투명성 확보
커피 물류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한 ‘블록체인×커피 스마트 물류 협업 플랫폼’ 사업이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부산항에서 수입된 커피가 소비자에게 닿는 물류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추적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 커피산업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는 19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아스티호텔 부산에서 ‘블록체인×커피 스마트 물류 협업 플랫폼’ 발족식을 열고, 부산 스마트 커피 물류 혁신협의회와 부산 블록체인 기술 혁신협의회로 구성된 ‘부산 R&D(연구·개발) 혁신밸리 협의체’를 구성했다.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원산지에서 생산된 생두의 이력을 추적하는 기술적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며 “지역 사회를 넘어 한국 커피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커피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혀 생두의 유통 이력을 추적하는 아이디어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 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 중 하나인 ‘기술사업화 협업플랫폼 구축사업(부산일보 2023년 4월 13일 자 1면 보도)’에 선정되면서 이날 플랫폼 발족에 이르렀다. 2025년 12월까지 3년 동안 국비와 시비, 민자 등 총 118억 2500만 원을 투입한다.
발족식 이후 협의회 회의에서 앞으로 사업 과정을 공유했다. 이 사업은 커피 물류 과정부터 커피의 객관적 맛 데이터 분석까지 포함한다. AI(인공지능)로 생두 맛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 날씨나 보관 장소,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로스팅 솔루션을 제안하는 실증을 통해 주관에 의존하던 맛을 객관적 향미를 기준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부산 스마트 커피 물류 혁신협의회 분과장을 맡은 엔타로 커피 오동준 대표는 “커피 생산국과 소비국 사이의 투명성 부재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하게 된다”며 “나아가서는 커피 보관 상태나 기간에 따른 성분 변화와 품질 변화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게 돼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생기고 소비자는 더 나은 품질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실증 사업을 통해 ‘블록체인×커피 스마트 물류 협업 플랫폼’이 구축되면 부산의 커피기업이 이용할 수 있고, 예비 창업자도 창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모모스커피 전주연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의 경우 추적 가능성, 투명성을 중요한 가치로 보는데 앞으로 플랫폼이 구축되면 생두 수입 후 보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사업화 혁신협의회 분과의 (주)비즈니스마이닝 정요한 차장은 “소비자는 유통 과정을 알 수 있는 신뢰성이 높은 커피를 선택할 수 있고 부산시는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창업 기업이 생기는 등 창업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 사업은 단순히 커피 물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향후 부산항을 통해 수입되는 농수산물 모두에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크다”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