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등굣길 참사’ 업체 대표, 1심서 징역형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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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징역 2년 6개월 선고… 직원들은 금고 1년·집유 2년

등굣길 사고가 발생한 영도구 청학동의 어린이 보호구역 모습. 부산일보DB 등굣길 사고가 발생한 영도구 청학동의 어린이 보호구역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하역작업 중 무게 1t이 넘는 화물을 놓쳐 초등학생이 숨진 참사(부산일보 5월 1일 자 1면 등 보도)와 관련해 사고 책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이용관 판사는 20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공장 대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같이 일했던 한국인 직원 1명과 베트남 직원 2명에게는 모두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4월 부산 영도구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지게차를 이용해 트레일러에 실려있는 무게 1.7t의 어망제조용 섬유롤을 하역하다가 놓쳐 초등학생 1명을 숨지게 하고, 학부모 등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공장 직원 3명은 지게차 작업을 할 때 안전사고 예방에 필요한 작업계획서 작성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는다.

이날 재판부는 “증거에 의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 특히 면허 없이 지게차를 운전하면서 섬유롤 하역 작업하던 A 씨의 업무상 과실은 매우 중하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산일보>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예서 아버지 황 모 씨는 재판 결과에 대해 “이미 딸을 잃은 상황에서 A 씨가 징역을 얼마나 받든 상관이 없다”며 “그저 이 모든 상황이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황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오후 2시 부산지방법원에서 선고공판입니다”며 1심 선고를 앞두고 심경이 담긴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엄마 휴대폰에 저장된 영상을 보다가 네가 노래하는 걸 보면서 한참을 울었다”며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할 곳에서 너를 잃었다”고 말했다.

황 씨는 글 속에서 A 씨가 반성문을 제출하고 고령, 초범 등 다양한 이유로 형량을 낮추려 했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죗값을 치르겠다고 아빠한테 죄송하다고 한 사람이 그 죗값을 낮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법이 용서하고 세상이 용서해도 아빠,엄마는 너를 죽게 한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해”고 분노했다.

유가족은 심적 괴로움을 호소하면서 이날 재판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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