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한자리 모인 보석 같은 영화와 응원하는 마음
영화제 개요 / 오픈 시네마 / 온 스크린
28회 BIFF 10월 4~13일 개최
배우 송강호 ‘호스트’ 역할 맡아
공식 초청작 69개국 209편
'선택과 집중' 엄선한 영화 소개
작고 배우·작곡가 특별상영도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스러지지 않았다. 다시 불씨를 지피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지도부 공백은 세계적 배우 송강호가 메운다. 개막식에서 손님을 맞고,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식에도 참석한다.
축제의 막이 오르면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듯하다. 보석 같은 영화들이 올해도 관객을 기다린다. 집행위원장 대행을 맡은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송강호 배우가 BIFF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호스트’ 역할을 수락했다”며 “선별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선택과 집중, 엄선한 작품들
제28회 BIFF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올해는 69개국에서 209편을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가 80편, 자국 밖에서 처음 상영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7편 포함됐다. 관객이 주도하는 ‘커뮤니티비프’ 작품 60편까지 총 269편을 선보인다. 부산 곳곳에서 영화를 트는 ‘동네방네비프’ 등을 포함하면 300여 편이 관객을 만난다.
BIFF는 ‘선택과 집중’을 기조로 작품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예산 감소로 편수를 줄였지만, 그만큼 선정작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다고 자평한다. 지난해 BIFF는 71개국에서 243편을 공식 초청했고, 커뮤니티비프에서 111편을 상영했다.
남 프로그래머는 “영화제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지석’과 거장들 작품을 선보이는 ‘아이콘’ 섹션은 작품 수를 줄이지 않았다”며 “쇼케이스 작품 등을 축소하되 200편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도 내년에 작품 수를 200편까지 줄인다고 발표했다”며 “BIFF도 초청작을 약 350편까지 늘렸다가 감당하기 어려운 적이 있었기에 적정한 규모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도 ‘온 스크린’ 섹션을 통해 OTT 기대작까지 먼저 만날 수 있다. 한국 드라마 시리즈 5편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유승호·김동휘·이주영이 출연하는 ‘거래’,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한진원 감독 ‘러닝메이트’, 남주혁과 유지태 주연인 ‘비질란테’, 이성민과 유연석이 택시에서 만나는 ‘운수 오진 날’, 안재홍과 이솜이 다시 호흡을 맞춘 ‘LTNS’가 스크린에 걸린다. 인도네시아 작품 ‘시가렛 걸’도 부산에서 처음 선보인다.
OTT 작품은 ‘엄선과 확장’을 원칙으로 선정한다. 드라마 시리즈를 2021년 3편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9편까지 늘렸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선정하지 않은 OTT 시리즈 수가 지난해보다 더 많다”며 “넷플릭스 영화 2편도 공개 예정이라 OTT 작품 수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 관객에게 스며들 ‘낭만과 그리움’
BIFF엔 낭만이 살아있다. 가을밤 ‘오픈 시네마’에서 친구·연인·가족과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이나 국제적 관심을 끈 화제작을 밤마다 상영한다.
올해는 뤽 베송 감독 ‘도그맨’, 유카사다 아사오 감독 ‘리볼버 릴리’, 카란 조하르 감독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토마스 카일리 감독 ‘애니멀 킹덤’, 앤소니 펀 감독 ‘원 모어 찬스’ 등 아시아·유럽 기대작이 관객을 만난다. 개·폐막작과 갈라 프레젠테이션 작품 등도 야외극장 스크린에 걸린다.
밤새 호러·스릴러 영화를 즐기는 ‘미드나잇 패션’ 섹션은 색다르다. 제한된 공간에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레이징 그레이스’, 프랑켄슈타인을 모티브로 만든 ‘탄생/재탄생’과 ‘데드랜드’ ‘파툼’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저예산 독립 장르 영화로만 구성했다”며 “상업영화에 필적할 만한 아이디어와 신선함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운 배우와 작곡가를 기리기 위한 특별상영도 마련했다. 올해 작고한 윤정희 배우 대표작인 ‘안개’와 ‘시’를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 이창동 감독이 영화 ‘시’ 스페셜 토크에 참석한다.
올해 타계한 세계적 영화음악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를 기리는 작품도 있다. 콘서트 필름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다.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본인이 순서까지 정한 20곡을 청중 하나 없는 공간에서 연주한다”며 “음악과 촬영 방식이 특정 영화를 떠오르게 해 아는 만큼 더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곡명이나 자막 하나 표시되지 않아 오롯이 그의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다.
BIFF 기간에 영화·영상과 관련한 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일부는 규모를 키우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아시아콘텐츠어워즈’는 심사 범위를 전 세계 OTT 콘텐츠로 넓힌다. ‘아시아콘텐츠어워즈&글로벌OTT어워즈’로 이름을 바꾸면서 시상 부문을 기존 12개에서 17개로 늘린다. <부산일보>가 주최하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상, ‘부일영화상’도 시상식을 연다. 한 해 동안 두각을 드러낸 한국 대표 영화인들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