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역사 아픔·구원… 아시아 감독의 다양한 시선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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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커런츠
신인 아시아 감독 등용문
경쟁 부문 10편 중 2편 선정
관동대지진 다룬 ‘1923년 9월’

▲지석
10편 초청한 중견 감독 경쟁
2편 수상, 9편 세계 최초 공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그 여름날의 거짓말’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그 여름날의 거짓말’ 스틸 컷. BIFF 제공

아시아 최대이자 최고라는 게 과언이 아니다. 서른 살을 앞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아시아 영화인에게 ‘꿈’이 됐다. 아시아 신인 감독 작품을 조명하는 ‘뉴 커런츠’와 중견 감독에게 동력을 주는 ‘지석’은 그들을 응원하는 경쟁 부문이다. 주요 신작과 화제작은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아시아 경쟁 -뉴 커런츠’와 ‘지석’

올해 ‘뉴 커런츠’ 부문에는 총 10편이 초청됐다. 장편 작품을 2개 이하로 공개한 아시아 신인 감독들 영화다. 9편을 세계 최초로 상영한다. 최우수작 2편은 ‘뉴 커런츠상’을 받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1923년 9월’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1923년 9월’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스파크’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스파크’ 스틸 컷. BIFF 제공

일본 모리 다츠야 감독 ‘1923년 9월’이 눈에 띈다.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소문에 일본 자경단 등이 조선인을 학살한 실화를 정면으로 다뤘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지진 100주년을 맞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기획한 작품”이라 했다. 야마모토 아키라 감독 ‘열병을 앓고 난 뒤’는 상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도발적인 영화다.

인도 바라나시를 배경으로 폭력과 구원을 고민하게 만드는 라제쉬 잘라 감독 ‘스파크’도 기대작이다. 중국 여성이 아버지를 찾아 홍콩으로 향하는 초이지 감독 ‘빌려온 시간’도 마찬가지다. 박선영 프로그래머는 “‘스파크’는 다큐멘터리를 찍던 감독이 처음 찍은 인상적인 극영화”라며 “‘빌려온 시간’은 홍콩 거리를 따뜻하게 담은 데다 막연한 그리움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고 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지금, 오아시스’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지금, 오아시스’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부모 바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부모 바보’ 스틸 컷. BIFF 제공

말레이시아 영화인 치아 치섬 감독 ‘지금, 오아시스’는 미등록 외국인 엄마와 떨어져 사는 딸이 펼치는 이야기다. 박성호 프로그래머는 “BIFF 아니면 보기 어려운 독특한 슬로우 시네마”라고 했다. 태국 파티판 분타릭 감독 ‘솔리드 바이 더 씨’도 관객을 만난다.

한국 작품은 손현록 감독 ‘그 여름날의 거짓말’, 이종수 감독 ‘부모 바모’가 선정됐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그 여름날의 거짓말’을 “고등학생 연애를 다룬 영화인데 섬세한 구조와 비밀스러운 전개가 놀랍다”고 평가했다. ‘부모 바보’는 “유머 방식이 기괴하고 기습적이며 반복적인 형식을 세련되게 구현했다”고 밝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지석’ 부문에 초청된 ‘도이 보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지석’ 부문에 초청된 ‘도이 보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지석’ 부문에 초청된 ‘파라다이스’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지석’ 부문에 초청된 ‘파라다이스’ 스틸 컷. BIFF 제공

중견 감독 경쟁 부문인 ‘지석’에도 10편이 선정됐다. 장편을 3편 이상 만든 감독들 신작을 만날 수 있다. 9편이 세계 최초 공개다. 최우수작 2편은 아시아 영화 성장과 지원에 헌신한 고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뜻을 기리는 ‘지석상’을 받는다.

태국 논타왓 눔벤차폰 감독 ‘도이 보이’는 화려한 BL 계열 영화다. 박성호 프로그래머는 “매력적인 배우들이 게이 클럽에서 일하는 영화”라며 “화려한 장면이 많을 뿐 아니라 이주민 문제 등 복잡한 사회·경제적 맥락도 드러난다”고 했다.

스리랑카 프라사나 비타나게 감독 ‘파라다이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가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에서 펼쳐지는 인도인 부부 이야기를 담았다. 박선영 프로그래머는 “김지석 선생님과 인연이 깊은 감독이 마음먹고 스리랑카 모습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에 만연한 악습을 고발하는 미를란 압디칼리코프 감독 ‘신부 납치’도 용감한 작품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더 레슬러’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더 레슬러’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스트레인저’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스트레인저’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자서전 비슷한 것’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자서전 비슷한 것’ 스틸 컷. BIFF 제공

특히 올해는 방글라데시 영화 약진이 인상적이다. ‘뉴 커런츠’에 이퀴발 초두리 감독 ‘더 레슬러’와 비플랍 사르카 감독 ‘스트레인저’, ‘지석’에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 ‘자서전 비슷한 것’ 등 경쟁 부문에 3편이 진출했다. 박선영 프로그래머는 “부산 취재를 문의한 방글라데시 언론이 많은 데다 현지는 축제 분위기라고 들었다”며 “올해는 부산에서 ‘방글라데시 나이트’ 같은 행사를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작과 화제작 - ‘아시아 영화의 창’


신인·중견 감독 화제작 소개

이란 여성 소재 ‘크리티컬 존’

요르단 영화 ‘인샬라 어 보이’

인도 영화 ‘소녀 구라스’ 기대작


신인·중견 감독 신작과 화제작을 소개하는 ‘아시아영화의 창’은 총 30편을 선보인다. 다양한 시각과 스타일뿐 아니라 주요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에 빛나는 알리 아마드자데 감독 ‘크리티컬 존’이 대표적이다. 이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이 마약을 하고 욕설까지 내뱉는 작품이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정부 핍박에 자국 상영과 감독 출국이 금지된 상태”라고 밝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크리티컬 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크리티컬 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인샬라 어 보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인샬라 어 보이’ 스틸 컷. BIFF 제공

요르단 영화인 아마드 알 라쉬드 감독 ‘인샬라 어 보이’는 칸영화제 초청작이다. 일본 작품은 히로세 스즈 배우가 출연하고 이와이 슌지 감독이 만든 ‘키리에의 노래’, 기요하라 유이 감독 ‘모든 밤을 기억하다’ 등 다양한 영화를 상영한다.

몽골 영화인 푸레브다쉬 졸자르갈 감독 ‘차라리 겨울 잠을 자고 싶어’와 퓨레브-오기어 카비주렘 감독 ‘바람의 도시’도 기대작이다. 인도 영화인 사우라브 레이 감독 ‘소녀 구라스’는 마법 같은 세계를 상상하게 만든 사랑스러운 영화로 꼽힌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키리에의 노래’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키리에의 노래’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차라리 겨울 잠을 자고 싶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차라리 겨울 잠을 자고 싶어’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10년 미얀마’ 스틸 컷. BIFF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10년 미얀마’ 스틸 컷. BIFF 제공

대만 영화는 쉬리다 감독 ‘소년과 소녀’와 리엔치엔홍 감독 ‘내 사랑 샐리’가 초청됐다. 카자흐스탄 켄제벡 샤이카코프 감독 ‘스크림’, 미얀마 따잇디 감독 등 4명이 공동 연출한 ‘10년 미얀마’도 BIFF가 초청한 소중한 영화들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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