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한국 대작부터 독립영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
한국영화의 오늘
상업영화 ‘스페셜 프리미어’
‘독전2’ ‘발레리나’ ‘화란’ 선봬
파노라마 부문은 7편 선정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눈길
비전 섹션은 독립영화 소개
세계 영화인이 부산에 모이는 축제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한국 영화를 빼놓을 순 없다. 오랜 기대를 모은 대작부터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관객을 만난다.
올해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는 20편이 선정됐다. 주류 상업 영화를 소개하는 ‘스페셜 프리미어’는 백감독 ‘독전 2’, 이충현 감독 ‘발레리나’, 김창훈 감독 ‘화란’ 등 3편을 선보인다. 배우 조진웅·차승원에 이어 한효주가 가담한 ‘독전 2’는 전작의 장점을 잇는 대형 액션 범죄 영화로 돌아왔다. 소중한 친구를 잃은 주인공이 통쾌한 복수에 나서는 ‘발레리나’까지 두 작품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송중기가 출연하는 ‘화란’은 칸영화제 이후 첫 상영이다.
동시대 한국 영화 역량과 흐름을 만끽할 ‘파노라마’에는 7편이 선정됐다.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김혜영 감독 첫 장편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배우 이레·진서연이 예술단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손석구가 동네 약사로 출연한다. 나문희·김영옥·박근형이 출연하고, 가수 임영웅 음악이 삽입되는 영화 ‘소풍’도 관객을 처음 만난다.
임선애 감독 두 번째 장편 ‘세기말의 사랑’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유영·임선우 등 여성 배우뿐 아니라 노재원·문동혁 배우가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여성 서사가 재밌게 펼쳐지며 기대보다 훨씬 좋았던 작품”이라 했다.
작품성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비전’에는 독립 영화 10편이 진출했다. 연제광 감독 ‘301호 모텔 살인사건’은 불법 촬영물을 사채업자에게 넘기던 일당이 참혹한 범죄를 목격하는 이야기다. 정 프로그래머는 “저예산으로 짜임새 있게 만든 호러 작품”이라 평가했다.
구파수 륜호이 감독 ‘소리굴다리’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정 프로그래머는 “‘다큐 픽션’의 한 사례로 시치미를 뚝 떼고 도발적으로 밀어부친 영화”라고 언급했다.
김유민 감독 ‘바얌섬’은 거북배를 타고 왜군과 싸우러 간 세 남자가 무인도에 표류하는 작품이다. 정 프로그래머는 “고어를 사용해 자막이 달릴 예정이며 화면 연출이 좋다”며 “사극이라 우기긴 하는데 익살스럽고 해학적으로 전개된다”고 했다. 정범·허장 감독 ‘한 채’는 청약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 모습을 그렸다.
이미랑 감독 ‘딸에 대하여’는 동성 애인을 데려온 딸과 요양보호사 어머니 등이 펼치는 이야기다. 오정민 감독 ‘장손’은 3대째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대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소녀와 막걸리의 소통으로 사교육 문제를 꼬집는 김다민 감독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도 인상적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