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역언론이 살아남는 법
김서련 웅상신문 대표·소설가
종이신문 위기, 주간지도 큰 타격
해결 방법은 지역독자에서 찾아야
지역민 삶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인터넷 통해 전국화 지역화 추구
지역과 지역언론은 공동운명체
최근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지역언론의 위기가 눈앞에 도래했다. 지역언론의 기반인 지역경제도 건설경기의 침체 등 하락세를 보이고 지자체의 지원도 줄어들고 독자들은 지역뉴스가 뜨지 않는 포털 사이트와 유튜브에 더 관심을 가지고 OTT 플랫폼 등 흥미로운 콘텐츠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의 세계에 풍덩 빠진 독자들이 종이신문에서 멀어지자 이용률과 매출이 감소한 지역언론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웅상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2012년, 인구 10만의 웅상에서 창간한 이래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최근 들어 주 수입원인 광고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11년간 그럭저럭 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구독률을 높인 것은 지역밀착 취재 덕분이었다. 기자들은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는 듯 절박한 심정으로 발로 뛰어다니면서 현장 취재하고 이슈 만들어 공론화하고 지역민의 문제해결에 적극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지역신문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했고 직접 웅상 전역의 상가에 신문을 갖다주는 등 전력을 다했다. 처음에 긴가민가했던 지역민의 반응이 갈수록 나아졌고 광고가 저절로 따라왔다. 이제는 좀 안정권에 접어드나 했는데, 언론 생태계 변화로 광고주들이 눈에 띄게 몸을 사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언론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역언론 생존법에 대해 저마다 내놓은 해법은 다양하다. 디지털 혁신의 광풍으로 ‘뉴스 사막화’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텍사스의 경우, 돈이 안 된다면서 소유주가 130년 역사의 지역신문을 폐간하자 2주의 공백 끝에 〈830타임스〉란 새로운 신문사가 창간된다. 주민들은 직접 기자의 주급을 기부하고 신문을 배달하는 등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 즉 지역민들이 전국 언론 대신 지역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지역신문인 830을 선택한 것이다. 830의 생존 동인은 지역민과 밀착한 저널리즘에서 찾을 수 있다.
지역언론사는 아니지만 〈뉴욕타임스〉는 타임스의 가장 큰 문제는 인지도가 아니라 독자와의 연관성이다, 라고 파악하고 '서비스 저널리즘'을 표방한다. ‘독자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스토리’인 서비스 저널리즘은 행복한 인생을 사는 법, 여행용 짐 싸기 등의 주제를 깊이 조사해서 3000~4000자로 작성했고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왔다. 지역신문과 가장 연관성 있는 독자는 지역민이다. 지역언론은 지역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연관성 있는 뉴스와 글을 쓰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면 어떨까.
지역언론의 생존 밥줄은 광고 수익과 구독이다. 광고, 구독, 이벤트 행사 등을 통한 수익 창출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지역언론은 지자체의 지역 경제정책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사례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진단,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정성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지역민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해법을 제시하고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와 광고를 정밀하게 분석해서 폭넓게 두껍게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 홈페이지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인터넷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전국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실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웅상신문도 현재 다양한 방법의 자구책을 강구 중이다. 지역민의 관심을 붙잡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지역과 지역신문은 운명 공동체다. 지역이 살아남아야 지역언론도 살아남는다. 지역에 초집중하여 언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광고주를 개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독자 확보에 사활을 다하면 어느 정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지역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고 누가 묻는다면 필자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정치와 기업과 지역민이 있는 한 지역언론은 끝까지 생존할 것이다. 물론 지역언론의 위기는 더 심해질 것이고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고 그러한 고민과 새로운 시도가 지역언론의 가치를 실현시켜 주고 생존을 가능하게 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