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동결됐지만…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커졌다
연준, 5.25~5.50% 수준 유지
파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언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여전히 매파적(강경한 통화정책)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 환율·수출·소비 등의 모든 측면에서 한국 경제의 부담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기준금리 3.50%)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최대 2.00%포인트(P)가 유지됐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6월엔 금리를 동결했고 7월에는 0.25%P 올렸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지표상 경제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돼 왔고 일자리 창출은 최근 몇 달간 둔화했지만 여전히 견조하며 실업률은 낮다”고 말했다. 금리를 올렸는데도 미국 경제는 활발히 잘 돌아간다는 의미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라며 “물가가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장 미국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매파적 태도를 취한 것은 반갑지가 않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고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12일 한국은행은 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하는데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동결로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도 있지만, 연내 추가 인상을 위한 ‘한차례 쉬어가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