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도로 곳곳 ‘구멍 숭숭’… 시민 불안감에 가슴 ‘덜컹’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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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사천서 최근 3차례 싱크홀 발생
직경 2m 안팎 자동차도 빠질 정도 커
노후 수도·폐수관 누수 지반침하 원인
지자체, 보강공사 등 재발 방지 안간힘

서부경남에서 최근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 대형사고를 우려하는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진주시(왼쪽)와 사천시에서 발생한 직경 2m가 넘는 대형 싱크홀. 서부경남에서 최근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 대형사고를 우려하는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진주시(왼쪽)와 사천시에서 발생한 직경 2m가 넘는 대형 싱크홀.

최근 경남 진주시와 사천시 등 서부경남에서 직경 2m 안팎의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지자체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후관로 우선 정비에 나설 예정이다.

진주시에서는 지난 4일 상평동 간선도로에서 가로 3.4m, 세로 1.8m, 깊이 3.3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또 2주 뒤인 17일에는 불과 30m 거리에서 가로 2m, 세로 4m, 깊이 2m의 싱크홀이 추가로 발생했다. 그런가 하면 18일 인근 사천시에서도 가로·세로 2m 깊이 2.5m 지반침하가 일어났다.

진주시의 경우 도로 한복판에, 사천시에서는 가장자리에 발생했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가까운 거리에서 잇따라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진주시 상평동에 사는 한 주민은 “작은 크기도 아니고 차 한 대가 빠질 정도의 싱크홀이 연이어 발생했다. 차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땅이 꺼진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자주 다니는 도로인데 요즘 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진주시는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평동 간선도로에서 발생한 2건의 싱크홀 사고 경위와 대책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싱크홀 발생 원인은 노후된 수도·폐수관로에서 발생한 누수로 판단했다. 물이 흐르면서 흙을 쓸고 가 커다란 공동(空洞)이 생겼다는 것이다.

시는 일단 폐수관로 CCTV조사를 통해 관로 파손 부분에 대한 비굴착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등 싱크홀 발생 구간 폐수관로 긴급 보강공사를 마쳤다. 또 인근 400m 구간 도로를 정밀조사해 규모가 작은 공동에는 채움재를 주입하고, 규모가 큰 공동은 굴착해 오는 27일까지 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기적인 대책도 세웠다. 진주시는 앞서 환경부 협의를 거쳐 2020년 상평산단 노후 폐수관로 정비사업 추진 계획을 세웠고 지난 4월 실시설계 마무리 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공정률은 6% 정도로, 싱크홀 발생 구간은 차량 통행이 많아 축제가 끝나는 오는 10월 말쯤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는 해당 구간 정비가 시급하다고 판단됨에 따라 다음 달 4일 착공해 오는 12월 4일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을 앞당겼다.

또 민선 8기 동안 싱크홀 예방을 위해 1600여억 원의 예산으로 노후 수도관과 하수관로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 시는 내년 조직 개편에 맞춰 매설 수도관 유량을 전담 관리하는 누수탐사 전문직을 채용해 누수로 인한 지반침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할 계획이다.

진주시 신종우 부시장은 “진주시는 올해 안에 시를 통과하는 모든 도로 하부 공동 구간에 대해 탐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지반침하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천시 역시 싱크홀 방지 대책을 세운 상태다. 먼저 현재 2차선인 싱크홀 발생 구간 도로가 4차선 확장되는데, 이에 맞춰 신규 오수관로를 매설할 계획이다. 또 CCTV 조사를 통해 주·보조간선도로 아래 관로를 검사하며, 문제가 있을 경우 즉각적으로 보수에 나서기로 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사천지역) 지반침하가 그리 심하지는 않았지만 안전을 우려해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규 오수관로를 매설해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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