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가지면 사우디도 가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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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 미 폭스뉴스에
“이스라엘과 국교 수립 가까워져”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사진·38) 왕세자가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사우디도 똑같이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AP,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20일(현지 시간) 방송 예정인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 발췌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의 언론 인터뷰는 매우 이례적이다. 질문에 아랍어가 아닌 영어로 답하기도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는 말에 “안보상 이유와 중동 내 힘의 균형을 위해 그들이 갖는다면 우리도 가져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상황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 “그것은 나쁜 움직임”이라며 “누구라도 핵무기를 쓰게 되면 전 세계와 크게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7년 만에 국교를 복원했으나 여전히 이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수립을 위한 회담과 관련해서 무함마드 왕세자는 “매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지금까지 좋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답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성사된다면 ‘역사적 사건’이 될 수 있는 양국의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 조건으로 이란에 대응할 수 있는 미국의 안보 보장, 산업용 원자력 발전 지원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그러면서도 “우리에겐 팔레스타인 사안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스라엘 우파 정부의 정책 대전환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출범을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의 전제로 제시해왔다.

이와 관련,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내(중동) 국가들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관계를 맺는 것은 팔레스타인인과 그들의 저항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해선 “이런 종류의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안 시스템을 개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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