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39개국 정상 만난 윤 대통령, 엑스포 유치전 진기록
유엔 대표부 ‘엑스포 홍보관’ 꾸며
각국 정상에 맞춤형 협력안 제시
한 달 만에 총 60개국 홍보전
치밀한 기획, 숨 가쁘게 진행돼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펼쳐진 윤석열 대통령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전은 치밀한 사전 기획과 발빠른 현장 대응 능력이 결합돼 숨가쁘게 진행됐다.
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두 달여 앞두고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의 지지를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회담 상대국을 선별해 1 대 1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의중을 확인했고, 유엔본부와 가까운 곳에 베이스 캠프를 꾸리는 등 다양한 작전이 전개됐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은 20일(현지 시간)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은 사전에 내용과 형식 면에서 치밀하게 검토한 전략에 따라 추진됐다”고 밝혔다. 월드엑스포를 계기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나라 위주로 상대국을 선별했으며, 정식 양자회담, 1 대 1 오찬, 그룹별 오찬·만찬 등 형식을 심사숙고했다고 한다.
양자회담의 베이스캠프는 주유엔 대표부 건물로 정했다. 유엔총회가 진행되는 유엔본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회담에 앞서 대표부를 통째로 ‘부산엑스포 홍보관’처럼 꾸미기도 했다. 2층에 회담장을 2곳 이상 설치해 양자회담이 연속적으로 계속 열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각 정상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과 오찬·만찬 장소도 내부에 따로 마련했다.
1층 입구에는 대형 백드롭을 설치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슬로건은 회담장 곳곳에 눈에 띄었다. 김 차장은 “연속해서 개최되는 회담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의전 요원들이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돼 상대국 정상을 제시간에 모셔 오는 첩보작전을 하루 종일 수행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총력 지원을 바탕으로 이날 하루에만 스위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모리타니, 콜롬비아, 헝가리, 이스라엘,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에스와티니 등 11개국 정상과 회담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 17개국 정상을 만났고, 22일 귀국 전까지 12개국 정상을 추가로 만날 예정이어서 닷새의 방미 기간에 총 39개국 정상과 마주앉는 것이다.
특히 이달 들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이미 20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한 만큼 불과 한 달 만에 60개국을 채우는 ‘신기록’을 달성하게 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