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39개국 정상 만난 윤 대통령, 엑스포 유치전 진기록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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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표부 ‘엑스포 홍보관’ 꾸며
각국 정상에 맞춤형 협력안 제시
한 달 만에 총 60개국 홍보전
치밀한 기획, 숨 가쁘게 진행돼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펼쳐진 윤석열 대통령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전은 치밀한 사전 기획과 발빠른 현장 대응 능력이 결합돼 숨가쁘게 진행됐다.

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두 달여 앞두고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의 지지를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회담 상대국을 선별해 1 대 1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의중을 확인했고, 유엔본부와 가까운 곳에 베이스 캠프를 꾸리는 등 다양한 작전이 전개됐다.

국가안보실 김태효 제1차장은 20일(현지 시간)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은 사전에 내용과 형식 면에서 치밀하게 검토한 전략에 따라 추진됐다”고 밝혔다. 월드엑스포를 계기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나라 위주로 상대국을 선별했으며, 정식 양자회담, 1 대 1 오찬, 그룹별 오찬·만찬 등 형식을 심사숙고했다고 한다.

양자회담의 베이스캠프는 주유엔 대표부 건물로 정했다. 유엔총회가 진행되는 유엔본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회담에 앞서 대표부를 통째로 ‘부산엑스포 홍보관’처럼 꾸미기도 했다. 2층에 회담장을 2곳 이상 설치해 양자회담이 연속적으로 계속 열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각 정상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과 오찬·만찬 장소도 내부에 따로 마련했다.

1층 입구에는 대형 백드롭을 설치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슬로건은 회담장 곳곳에 눈에 띄었다. 김 차장은 “연속해서 개최되는 회담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의전 요원들이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돼 상대국 정상을 제시간에 모셔 오는 첩보작전을 하루 종일 수행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총력 지원을 바탕으로 이날 하루에만 스위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모리타니, 콜롬비아, 헝가리, 이스라엘,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에스와티니 등 11개국 정상과 회담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 17개국 정상을 만났고, 22일 귀국 전까지 12개국 정상을 추가로 만날 예정이어서 닷새의 방미 기간에 총 39개국 정상과 마주앉는 것이다.

특히 이달 들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이미 20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한 만큼 불과 한 달 만에 60개국을 채우는 ‘신기록’을 달성하게 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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